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저자
정관용 지음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 2009-11-2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양 극단으로 치닫는 우리 사회에서 소통의 중재자로 살아온 정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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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정관용 지음, 2009, 위즈덤하우스



p.15


(....)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이유는 이른바 '자아갈등'이 아닐까 한다. 명백한 사실이 존재하는데 그것을 서로 다르게 알고 있다든가, 서로 간의 가치관이 달라서 오는 갈등은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든가, 서로 간에 일정한 양보와 타협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그조차도 해결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바로 자아갈등, 즉 자존심의 싸움이 아니던가. 나는 그것이 결국엔 '카타르시스 커뮤니케이션(내가 많이 쓰긴 하지만 학문적으로 정립된 용어는 아니다)'에 머물고 만다고 생각한다. 즉, 자신과 자신의 진영만을 만족시키는 거꾸로의 일방적 소통일 뿐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상대에 대한 적대감으로까지 연결된다면 토론의 정당성은 사라지고 진정한 의미의 소통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 손석희 당시 성신여대 교수의 추천사 中




pp. 130-132


소설가 김훈 선생은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사회의 언어가 의견과 사실을 구분하는 능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의견을 사실처럼 말하고 사실을 의견처럼 말하기 때문에 언어가 소통이 아니라 단절로 이르게 된다. 이것은 지배적 언론이나 담론들이 당파성에 매몰돼 그것을 정의, 신념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 언어의 모습은 돌처럼 굳어지고 완강해 무기를 닮아가고 있다." 또 "우리 사회, 우리 젊은이들은 현실을 과학적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정서적, 이념적으로 인식한다. '이것이 무엇인가'라는 사실일 아니라 '내편이냐 아니냐', '내게 유리하냐 아니냐'로 인식한다"라고도 했다.


(...)


김훈 선생은 이렇게 덧붙였다.

"사실 위에 정의를 세울 수는 있어도 정의 위에 사실을 세울 도리는 없다. 나는 신념이 가득 찬 자들보다는 의심이 가득 찬자들을 신뢰한다."





pp. 136-138


우리 국민들에게 "당신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합니까, 진보라고 생각합니까?" 라고 물으면 대답은 아래 <그림1>과 같은 정상분포곡선을 그린다. 소위 단봉낙타형이다. 중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고, 보수, 진보의 양 극단으로 갈수록 소수가 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찬반이 대립되는 구체적 현실 쟁점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를 물으면 <그림2>와 같은 응답이 나온다. 중간적 입장보다는 보수, 진보 양쪽으로 치우친 입장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소위 쌍봉낙타형을 나타낸다.


자기 스스로 중도적 성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구체적 현실 쟁점에 대해서는 양쪽으로 치우친 입장을 갖는 현상, 이것을 김호기 교수는 이중성이라 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단봉낙타형을 나타내는 주관적 이념 성향이 일종의 착시현상일 수 있다고 했다. 정말로 착시현상인지 아닌지는 좀 더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어쨌든 이중적 이념구도를 나타낸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국민 여론의 양극화 현상은 분명히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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