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건에서 범행의 본질이 여성혐오에 있는가 다른 것에 있는가란 질문은 무의미하다. 두가지 이유가 나올수 있는데, 본질이 여성혐오라는게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라는 주장이 첫번째. 개별 사건의 성격이 그것으로 인해 발생한 사회현상의 성격을 규정지을수는 없기 때문에가 두번째.

나는 첫번째는 제쳐두고 두번째 이유로 그 질문이 별로 좋은 질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우리가 수사기관을 제치고 그것을 갑론을박하며 따지고 앉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광우병 괴담이 괴담이냐 아니냐는 당시 촛불집회의 성격과 의미를 규정하는데 영향을 줄 수 없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빵이 없으면 케잌을 먹으면 된다고 말했는지 진위여부는 당시 사회현상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못한다.

추모를 누가 주도했는가. 혹은 어떤 불순 집단이 그 행동에 동참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제기도 무의미한 질문이다.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 공감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이정도의 참여가 발생한 것이고, 그들이 이걸 자신들의 성과라고 여기고 자화자찬한다고 해도 시민들은 인정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유사한 메시지의 반응과 행동에 대해 일부의 불순의도를 집어내겠다는, 순수한 행위와 불순행위를 가려내서 판단해야한다는 생각은 오만한 시도가 되고, 불순한 그들에게 이용당하거나 했다는 식의 해석이 되어 불특정 다수에 대한 폭력이 될수 있다.

이런식으로 문제제기가 되었으면 그것에 대해 어떻게 해야할지를 생각하고 얘기하면 된다. 그나저나 내가 격한 반응을 본게 아니고 담담한 무풍지대에서 지내고 있어서 이런 싸한 글을 쓸수 있는것 같기도 싶다.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