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3.07.29 김대중 자서전
  2. 2013.07.27 트인낭 트인낭거리지 마라 (1)
  3. 2013.07.15 서로를 싫어할 권리와 그에 대한 예의
  4. 2013.07.09 핑계 조금

김대중 자서전

2013.07.29 16:52 from 책/짧은 리뷰


김대중 자서전 , 삼인출판사, 2010



그의 어린 시절은 일제시대였다. 나는 두가지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그의 어린 시절 대목을 읽었다. 하나는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한 간접자료 측면이었다. 20년대에 태어난 김대중씨와 50년대에 태어난 아버지는 같은 세대는 아니다. 그러나 나의 아버지도 신안의 작은 섬 출신이었고(하의도보다 훨씬 작은), 젊은 시절 홀홀단신으로 목포에서 수학했으며 자수성가하신 분이다. 1930~40년대 신안/목포와 1960년대 신안/목포의 상황이 지금과 같이 차이가 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김대중씨의 어린 시절 회고는 나의 아버지의 어린 시절을 이해하는데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두번째 초점은 일제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생활상과 삶의 태도였다. 확실히 그 시대를 직접 살아간 이들이 증언하는 것은 나의 추측을 좀더 믿을 만한 추론으로 만들어준다. 창씨개명과 일본어 사용에 대한 강한 반발심이 있었지만, 일본인 교사는 조선 학생과 일본 학생을 차별하지 않았다고 증언하는 대목이라든지 조선인 교사와 일본인 교사의 봉급차이가 불공평하지 않냐고 넌지시 묻자 "돈을 많이 주지 않으면 본토에서 여기까지 올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불평하며 대답했다는 에피소드는 생각할 거리를 준다. 물론 그도 광복 후에는 친일파를 일소했어야 한다고 말하긴 하지만... 나는 결국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 말했던 바는 후대 사람들이 간접적으로 체험한다 할지라도 그 언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본다. 김대중씨의 친일파 청산 대목에 대해서는 그의 사회정의에 대한 진심은 알겠지만 지금 시대에 그 이야기를 꺼내는 이들이 떠올리는 그런 것과는 다를 것이라 나 혼자 타협해본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만 길어진 감이 있는데, 사실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나를 끌어들였기 때문에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 이후의 일들은 함부로 감상을 남기기 힘들 정도로 텍스트 자체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이후의 청년기의 이야기는 여느 회고록과 비슷하게 유쾌한 부분이 있는 듯 하다. 사업가로서 보냈던 시절이니 호방하고 배포가 큰 부분이 부각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젊은 정치활동가로서의 이야기, 야권 정치가로서 명성을 쌓아가던 시절의 이야기, 첫번째 대선주자였던 시기, 납치사건, 유신 시대 민주투사로서의 길, 5공 시절의 일, 87년 대선의 일, 3당 합당과 92년 대선 등의 일이 1권에 다루어져 있다. 그리고 다시 대통령을 준비하여 삼수 끝에 당선, 대통령을 수행하면서의 일이 2권의 주요 내용이었다. 군데 군데 자신의 당시 상황에 대한 생각을 넣은 부분이 있는데 재미있었다. 단순히 내 말이 맞지? 식이 아니라 이 당시에 이런 부분 때문에 나는 이런 생각을 하였고,  사람의 말이나 주장이 그런 생각에 영향을 주었다거나 추측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식으로 언급하는 것이 글의 질을 높였고 정성스러웠다. 정치인이라는 길은 영민하기도 해야하지만 정말로 치밀하게 참으며 행동해야 하는 것임을 느낀다. 여러 정치인들에 대한 평과 당시 상황에 대해 '나는 이렇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아쉬운 경험을 적은 부분을 볼때마다 '나는 김대중보다는 이 사람(부정적 비교대상)에 더 가까운 사람이구나' 싶다.


2권, 1200페이지 가량을 3주에 띄엄띄엄 걸쳐 읽는 동안 닭 5마리 정도가 희생된 듯 하다. 오늘은 파파이스 3조각이 희생되었다. 최근에 두꺼운 책을 읽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다 읽으니 뿌듯하다. 다만 오늘 막판에 400페이지 가량을 몰아 읽어서 완독이 가능했던게 아닌가 생각하니 마음이 걸린다. 처음 책이 출간된지 얼마 되지 않아 구입했었다. 학생이었던 당시로 치면 책 가격이 만만치 않았지만 일단 가지고 있어야 맞는 책이라고 판단했다. 이 책을 구입했다고 친구에게 말했더니 "살 것 까지 있느냐"고 물어서 "뭐... 읽어보고 가지고 있기 아까우면, 혹은 오랫동안 책을 펼치지 않아 아깝게 되면 부모님(특히 아버지)께 팔면 그만이지" 라고 했었던 기억이 난다.

어릴적 위인전기 시리즈를 강제로 읽은 트라우마가 남아있어, 자서전류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기억에 남는 자서전이라고는 고등학생때 친구가 보고 있던 민사고 출신 미국명문대학 합격수기 같은 책이랑... 대학 재학 시절에 부모님이 무려 구입해서 부쳐준 홍정욱씨의 <7막7장>이 전부였지. 한때 화제가 되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 반기문 UN 사무총장, 오바마 미국 대통령, 한비야씨의 책들도 읽지 않았다. 다 읽고 나니 책의 두께가 두꺼운 게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책의 두께가 얇은 게 이해가 되었다. 인생의 두께만큼 책이 나오는구나 싶다. 한낮인데도 눈물이 나올락 말락하는 울컥하는 대목들이 있었다. 그만큼 글에 힘이 있었고 글이 다루는 상황이 깊이가 있었다. 



' > 짧은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 없는 사회  (0) 2015.02.25
자유의 감옥  (0) 2013.10.01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0) 2013.08.08
김대중 자서전  (0) 2013.07.29
숨겨진 복음서 영지주의  (0) 2012.10.03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고? 
원래 인생이란게 저축하고 이자붙고 선용할수 있는거였나?
현자타임에나 받아들일 법한 말을 진리인양 떠들고 다니는 당신들에게, 
하다못해 수십초의 현자타임도 수십분의 인생을 낭비해야 나오는 것임을.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1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딱히 정당한이유가 없다면,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는 데도 딱히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데에 하나하나 따지고 들것이 아니라면,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는 것도 피할수 없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준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없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싫어한다면 슬픈 일이며,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나를 싫어한다면 서로의 가치를 지킨 것이다. 무엇이 옳은 상황이라든지 옳지 않은 상황이란 없다. 납득이 되는 상황과 안되는 상황이 있을뿐.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불특정 다수가 나를 좋아해줬으면" 하는 데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의 존재를 내가 안다고 해서 그 자체가 슬프거나 잘못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데,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할 수도 있게 내가 그를 대했다면 그것은 어느 누가 잘못하거나 문제인상황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다. 그렇게 다른 사람을 대해놓고 저사람이 나를 미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이 정신적으로 17세 소년 소녀와 별다를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른들의 세계에서 이런 심보가 너무 많다. 대차게 괴롭혀놓고, 자리가 사람을 만든것이라며 내가 너를 싫어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며 술자리를 빌어 청년들에게 강변하는 아저씨들을 보자면 굉장한 위화감이 든다.

미움받을만한 행동을 내가 하고있다는 것을 스스로 안다면, 그것을 감수하고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로 미움받지 않으면 그 사람이 그릇이 크고 고마운것이지, 미움을 받는다고 그사람에게 서운해할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서운하다고 말하는 그 심보가 고약하다는 것이다.

병장 말년에 욕쳐먹을거 각오하고 자기 책임 안지고 배를 쨌으면, 욕먹을 것은 예정된 것이라 여기고 배를 째면 된다. 근데 정작 자기가 욕을 먹으면, 인정못하고 불쾌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앞에서 얘기한 술자리의 아저씨도, 자리가 사람을 그렇게 만들수밖에 없었으면 청년이 자신을 미워하는 것도 자리가 그렇게 만든거라고 납득하면 그만이다. 근데 자기는 너와 잘 지내고 싶었다며 저런 궤변을 늘어놓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나는 이해가 안된다.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

핑계 조금

2013.07.09 18:22 from 총류-잡담



요즘 글. 특히 블로그 글을 쓸수 없는 환경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뭐 제목에도 썼다시피 만들면야 얼마든지 만들수 있는 시간과 기회는 존재하니 핑계에 가깝겠지만.

물론 '의지의 문제'이기도 한데, '현재의 나'로서는 사실상 쓸수 없다가 맞는 표현인것 같습니다.



일단 인터넷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일을 하는데 사실상 인터넷 연결과 끊어져서 삽니다. 그리고 퇴근을 하고 숙소로 돌아오면 통신상태가 쥐약입니다. 아이폰으로 핫스팟 이용하려는 계획은 대ㅋ망ㅋ. 그럼 방에 유선 인터넷 불러서 유선으로라도 해야 하는데, 그게 귀찮고 돈아까워서 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일에는 인터넷을 거의 안하는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한다고 해도 폰으로만 합니다.


둘째로는 글감을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보통 가만히 있을때 보다는 움직이거나 밖에 나가서 자극을 받아야 글이 써지는데, 그럴 시간이 잘 없습니다. 숙소에 한번 들어가면 왜 그리 옷입고 나가기가 귀찮은지....  대학생/서울 생활과 가장 다른 점이 이 점인것 같습니다.


셋째로는 지금까지 얘기한 모든 핑계를 아우르는 결정적인 이유인데, 글감이 떠올라도 쓸수있는 환경이 안될때이거나 쓸수 있는 환경에 처했을때 글쓰기 하고 싶은 마음이 안듭니다. 전자는 말 그대로 폰으로 장문의 글을 써야 글을 쓴다는건데... 스마트폰으로 글쓰기 너무 싫습니다. 페이스북에 몇줄 쓰는 것도 해보니 비문짱짱맨에 구성이 거지같은데 좁은화면 보면서 스트레스 받으면서 글쓰기는 싫습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주말에 집에 왔을 때인데... 보통 채팅하거나 뉴스를 보거나 xbox 게임을 합니다. 글쓰기 따윈 안합니다...


책도 한 두달 읽다가 아이고 내가 왜이러지 싶을때 다시 읽고 그럽니다. 

4-5월에는 한권 아니 한페이지도 안읽었다시피 했습니다. 6월초순에 아차 싶어서 좀 읽은게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오월의 사회과학>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사당동 더하기 25>는 읽다가 팽개쳐둔 상태...

그리고 또 3주째 책을 안읽고 있습니다....

요 며칠사이에는 <김대중 자서전>을 읽고 있습니다. 

노인네 숟가락으로 배 긁어먹는 것도 아니고 갈수록 편한 책만 찾는것 같아 걱정입니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에 대한 글도 올리고 싶은데, 결국 하지 않고 넘어갈 것 같군요. 빌린 책이라 대출기한을 넘길수가 없었기에... 나중에 한 권 사서 여유 있을때 작업해야겠습니다. 


팀블로그 같은걸 해야 하나 생각중입니다. 강제로라도 기회를 만들어서 글을 써야겠다 생각합니다.

'총류-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치성향 테스트 2014년 12월 ver  (0) 2014.12.17
블로그를 너무 오래 쉬었지  (0) 2014.09.07
핑계 조금  (0) 2013.07.09
근황  (1) 2013.01.22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