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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유언

2013.09.20 19:01 from 책/발췌




보수의 유언

저자
나카소네 야스히로 지음
출판사
중앙북스 | 2011-03-02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보수의 가치를 망각한 데서 시작됐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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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유언, 나카소네 야스히로 지음, 오대영 김동호 옮김, 중앙books, 2011



지난번 처음으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한 책. 멍청하고 오만한 정치인들은 좀 배워라는 식의 '똑똑하고 겸손하신 언론인' 김영희 대기자의 추천사를 보며 굉장히 시작이 불쾌했지만, 본문은 중시되어야 하므로 계속 읽었다.





pp. 58-60


고이즈미의 인기는 내가 후일 '순간 터치 단언형'이라고 이름붙였듯이 기자들 앞에서 질문에 즉시 짧게 답하는 데 있었다. 언론의 인터뷰에 응하면 그는 그 즉시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 게다가 무언가 내용이 있는것과 같은 답변이었기 때문에 국민은 뭐라도 깊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오해했다. 이것만 봐도 그에게는 능력이 있다고 느끼곤 했다. 그는 '천재적인 순간 예술가'인 것이다.

(....)

고이즈미 정권을 보고 있으면 영락없이 2차 세계대전 전의 '초연 내각'이 되살아난 인상을 받았다. 초연내각이란 각료의 절반이 군인이나 관료, 경제인으로 채워지고 정당이나 정치인은 배제된 내각이다. 임상적인 대중요법으로 일을 처리한 결과 군부의 힘과 포퓰리즘이 결합해 일본이 태평양전쟁으로 휩쓸려간 원흉이 됐다. 지금의 정치나 선거도 머리 모양이나 패션 센스 등과 같은 외양만을 부각시켜 판단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포퓰리즘을 만연하게 만들고, 선거와 정치를 타락하게 만든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당 대표의 스타일이나 외관, 그리고 언론이 달라붙게 만드는 뛰어난 전술을 완전히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래 정치라고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떫고, 선이 굵고, 촌스러운 것이며 역사적으로 오래 존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



p.112


보수라고 하는 단어는 감각적으로는 온고지신과 거의 비슷할지 모르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고 하는 에너지의 양이 더 풍부하다는 점이다. 

18세기 영국의 보수주의 사상가 에드먼드 버크는 "보수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개혁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즉 현상을 타파하는 것이다. 정신적으로 매우 박약했던 프랑스 혁명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민족이나 국가가 갖고 있는 역사, 전통, 문화를 계승하는 사상으로서의 보수주의를 제창한 것이다. 또 보수는 전통이나 문화를 파괴하기 위해 개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매우 중시하면서 더욱 진정한 보수로 발전시키기 위해 개혁을 중시한다는 의미를 강조한 말이다. 이렇게 본다면 일본의 역사는 '보수' 그 자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보수 속에서 일본의 전통과 문화가 발전한 것이다.




pp.146-147


대 북한정책에 관해서도 나는 5개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북한에 관한 문제는 포괄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므로 부분적 해결은 없다.

둘째, 납치 문제와 핵무기 폐기가 첫째 관문이다.

셋째, 한국이 제시한 조건 이상의 조건을 제시해서는 안된다.

넷째, 경제협력은 최종단계에서 결정할 문제다

다섯째, 한미일 삼위일체로 대응해야 한다.





pp.198-199


어떤 일이든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은 뛰어난 정치인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어려운 문제들에 자주 부닥쳐 넘어지게 돼 있기 마련이므로 그런 난관을 뛰어넘는 센스가 필요한 것이다.

중국의 덩샤오핑도 천성적으로 낙관적이다. 나는 "인생에서 가장 괴로웠던 체험이 무엇인가"라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문화대혁명때 외양간에 들어가 지내게 됐는데 그때는 이제는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원래 낙관주의자라서 이런 바보 같은 상황이 계속될 리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생각을 고쳐먹었다. 지금은 그저 꾹 참고 인내하고 있으면 언젠가 문화혁명의 광풍이 지나가고 말 것이다."

덩샤오핑은 그 후 사람들로부터 글을 써달라고 부탁을 받으면 '낙관'을 쓰게 됐다고 한다.





pp.223-229


메이지 헌법이 관료나 군인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왜곡된 국가생활을 국민에게 강요하기 위해 악용된 것도 사실이다. 구미 선진국에 대항하기 위해 국민의 생활과 직결된 교육의 개선이나 사회보장은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국민의 기본권을 희생시키고 모든 국력을 군비에 집중시켜 구미 선진국에 대항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를 위해 남녀 평등이나 사상의 자유를 제한하고 치안유지법이나 치안경찰법에 의해 민주주의자들을 탄압했다. 이것도 헌법의 운용에 결함이 있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현행 헌법도 제정 절차상 문제를 모른 척하고 덮어주면 안된다. GHQ가 원안을 작성해 일본에 간접적이지만 강제적으로 만들게 한 것으로, 일본인들의 의사를 자유롭게 반영해 100퍼센트 민주적으로 만든 헌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

신경쓰이는 부분은 자국의 안전보장을 타국민의 신의에 맡겨둔 채 정작 당사자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장이다. 이것은 '방위는 미국이 담당할 테니, 일본은 자체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돼 있는 부분으로 GHQ가 내놓은 점령정책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 조금 더 자주성이 있는, 일본 국민의 역사적, 문화적 공동체로서의 국가상을 모두 담아내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 더 나아가서는 세계의 운명과 평화의 확립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내용이 필요하다.

(....)

그러나 제2항 '육해공군과 그 외 어떤 전력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어떤가. 자기 나라는 스스로 지킨다는 의사를 명확히 해둘 필요가 있다.

(....)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라고 하면 위험하다는 인상을 받을지 모르지만 제도상의 제한 장치를 마련해두고 철저하게 문민통제를 하면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다. (...) 그래서 '국가안전보장기본법'이라는 법률을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 이 법률로 문민통제를 확실하게 하고 그 행사 상태를 국회 또는 정부가 통제할 수 있도록 한다. 외국과 제휴해 협력할 때는 어느 정도의 범위인지를 구체적으로 정해두면 과도한 대응은 미연에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p.236


나의 은사 야베 데이지 박사의 말을 인용해보자


민주주의 없는 애국심은 군국주의로 타락한다.

애국심 없는 민주주의는 방종으로 타락한다.


새삼 해설을 붙일 필요도 없지만 전자는 태평양전쟁 이전의 일본을 말하는 것이고, 후자는 전후의 일본을 가리킨다. 이것은 가슴에 깊이 명심해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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