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이 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를 넘어서고 있네요.

다른 글에도 달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이 관점의 차이가 좌우이념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걸 좌우이념으로 대립하는거 보면 자기들끼리 판 깔아놓고 다투고 있는거 같아서 굉장히 불편해요.

오히려 이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세대갈등의 문제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르신들이나 보수 언론에서 얘기하는 좌편향된 이들의 폄하란 영화에 대한 거부감을 지니는 이들 중에서도 나이를 먹은, 소위 민주화 세대에만 해당된다고 봐요.

사실 이 영화는 순수한 추억팔이 영화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때마침 등장한 토토가 덕분에 평소에 생각했던 "추억팔이 행위에 대한 이중잣대"가 거슬리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추억팔이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따라서 어르신들의 다수가 공감하고 눈물 흘리는 영화라는 점에선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거슬리는 건 추억팔이 행위가 아닙니다. 그 추억팔이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느냐죠. 전에 다른 글에도 언급했습니다만, 전 응사열풍도 별로 좋게 안봤습니다. 꿈도 미래도 없는 지금의 20대가 브라운관으로 대한민국 리즈시절의 캠퍼스 낭만을 대리만족하는 현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봤어요.

그래서 국제시장에서 경계해야할 것은 그 시절의 고생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느냐라고 봅니다. 그 분들이 정말 힘들게 살아온 건 맞습니다. 근데 그걸 오로지 나라를 위해서, 이 사회를 위해서 했다고 포장하면 안되죠. 그 시절은 자기가 살기위해 노력한 것이 결과적으로 나라의 발전으로 이어졌던 시대였죠. 정말 지금 어르신들이 그렇게 우리 사회를 위한 이들이라면 청년문제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선 안됩니다.

그들의 노력과 수고가 공동체를 위한 숭고한 희생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겁니다. 전 다른 논란에는 별로 말을 섞고 싶지않고, 이 부분만 얘기하고 싶습니다. 박정희고 독재정권이고 관심 없어요. 그 수고하셨던 어르신들이 현실에서 보이는 민낯이 뭐냐는거죠. 손녀같아서 가슴 찔러보고, 대학 나와서 월 200받는 직장도 못얻냐고 하고, 애를 안낳다니 참 이기적이라고 하는 분들께서는 제발 영화관 밖에선 딴소리만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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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독서 어워드

2014.12.28 22:09 from

2011년 말에 독서 어워드 결산을 했었고, 벌써 3년이 지났다. 2012년에는 입대하고 훈련받고 논답시고 안했고 2013년에는 왜 안했는지 모르겠다. 빈약하다고 생각했나. 그래서 올초에는 독서에 속도를 좀 붙였던거 같은데 지나고 보니 12, 13년에 비해 특별히 풍요로웠던거 같지는 않다. 그래서 2012-2014 한꺼번에 결산!

1.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2010), 안병길, 동녘
개인적인 관심사에 대한 공부가 아닌 교양으로서의 독서라면 결국 학자와 대중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는 수준의 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이 책은 딱 그 지점에서 보여줄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정보와 논지를 제공하고 있다. 그야말로 한국 시민을 위한 '진짜 자유민주주의' 입문 교과서의 결정체. 말은 거창하게 했지만 절대 어려운 글도 아니다. 물론 평소에 자유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었다면 공감하기 어려울 수는 있다.

2. 순수의 시대(1920), 이디스 워튼, 송은주 옮김, 민음사
누구에게는 로맨스 소설, 누구에게는 성장 소설, 누구에게는 사회학적 상상력을, 누구에게는 문화인류학적 느낌을 줄 재료.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나 '데미안'이 앞으로의 세계를 스스로 판단해 나가야할 20세에 권하는 성장 소설이라면, '순수의 시대'는 정해진 것들 안에서 골라 선택해야 하는 30세에 권하는 성장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3. 코스모스(1980), 칼 세이건, 홍승수 옮김, 사이언스북스
과학자가 이렇게나 글을 아름답게 쓸수 있구나, 그 순수한 열정에 다시금 감탄하게 되는 책. 꽤나 흥미진진한 내용도 내용이지만 분량이 쓸데없이 길다고 생각하지 않게 만드는 서술이 돋보여서 평범한 인문계 전공 소시민인 나는 의기소침해졌다.

4. 고민하는 힘(2009), 강상중, 이경덕 옮김, 사계절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괜히 많이 팔린 것은 아니다. 그만큼 그런 이야기와 고민들이 중요하게 다루어질 문제였기 때문이니까. 고민, 청춘, 나쓰메 소세키, 막스 베버의 키워드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책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 줄곧 나쓰메 소세키의 문학은 아직도 한국 사회에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3년 동안 4개라는 건 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책 고르는 기준이 깐깐해진 것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이나 독서에 쓴 시간이 적다는 것이기도 하니까. 그 외에 추천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읽은 것들은

1.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2013), 천종호, 우리학교
"안돼 못 바꿔줘 빨리 돌아가"의 주인공이 소년재판을 겪으면서 있었던 일들을 모은 책이다. 내용도 좋지만 저자 소개에 적힌 책을 내게 된 배경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20대부터 큰 꿈을 품을 필요는 없다는, 그릇을 일단 키우는게 맞다는 생각. 저자가 사법고시를 준비할때부터 청소년들을 후원하는 소년재판 전문가가 될 생각이 전혀 없었듯이, 나는 20대에 그런 큰 목표로부터 좀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

2.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2012), 최장집, 후마니타스
2년 전 생일 선물로 받은 따끈따끈한 책. 딱히 새로운 이야기를 했다거나 인상깊은 주장이 실린 건 아니지만 그냥 퀄리티가 보장되는 책이다.

3. 거리로 나온 넷우익(2012), 야스다 고이치, 김현욱 옮김, 후마니타스
일본의 극우 단체 재특회에 대한 이야기. 한국 사회에서 일베가 뜨면서 뒷북처럼 다시 재조명된 감이 있는데 개인적으론 재특회=일베엔 동의할 수 없지만 결핍과 상실감이 인간에게 어떤 길을 걷게 하는가에 대해서는 큰 의미로는 생각해볼만 하다. 읽고나서 뜬금없이 난 <영웅전설5;바다의 함가>를 떠올렸거든...

4.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2013), 엄기호, 따비
공교육과 학교 문제에 대해서 언제나 악마가 되었던 교사들이 맞닥드린 현실적 고충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정보제공으로서의 유의미함도 있지만, 저자 특성에 기인한 한계도 분명하다.

나름 신간을 많이 읽었다. 주 공급처가 대학교 도서관에서 알라딘 중고서점으로 옮겨간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2015년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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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독서 어워드  (0) 2014.12.28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

테스트는 여기에서 합니다 

http://blog.naver.com/rerinelf/140211497369








처음 했을때의 그래프입니다. 기본적으론 개인/자유주의 우파 성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딱히 이상해 보이진 않습니다.

뒷문항에 비해 앞부분 문항에 대해서는 다소 중도지향적(소극적)으로 답변해서 결과가 정확하지 않을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게 두번째 했을때의 결과입니다. 좀더 1사분면 쪽으로 가 있네요. 정확히는 개인주의가 더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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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투표를 안한다고 비난하는 이들이 있는걸 보면 밥보다 비싼 커피를 먹는다며 된장녀 취급하던 시절의 망령을 접하는 기분이다. 청년층의 좌절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이제서야 어르신들도 민감한 사람들에 한해 조금씩은 느껴지나보다. 

투표로 뭔가 해보자고 했던 시절은 이미 지났으며 그 방법은 아니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떨어져만 갔던 투표율을 반등시켰던 그때, 젊은 애들이 투표한다고 하니 우리도 질수없다 해서 결국 같은 결과가 나왔었는데, 그리고는 또 투표도 안하면서 징징댄다고 하다니.... 

좌절하고만 있는게 정답이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들이 그 좌절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정도는 한번쯤 돌아봤으면 좋겠다. 기억을 못하는건지 안하는건지.... 이거야말로 당신들이 좋아하는 '능력이 아닌 의지의 문제'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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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역사를 관통한 정치적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의 시작이자 끝은 박정희 전 대통령일 것이다. 어쩌면 그 한사람만을 위한 주제로 느껴질 정도로 그의 대한 평가는 대한민국 정치경제사회사를 어떻게 판단하느냐로 이어질 정도다. 질리도록 나온 박정희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이야기를 보자니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어 짚고 넘어가고 싶다. 그것은 동시대 인물을 역사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어떤 의미의 일인가에 대한 고려를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역사적 인물을 평가하는 데에는 결국 지금 현재 우리 사회에서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가의 관점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세종대왕이 노비들도 출산휴가를 주게 했다든지 이런게 지금에서 주목받는건 그만큼 출산복지 부문이 2010년 현재 대한민국이 관심이 있는 분야라는 뜻이며 지금에 와서는 그런 류의 기록들이 눈에 들어오니 그런것이다. 




난 꾸준히 얘기하지만, 그가 능력이 있었는가? 이렇게 묻는다면 있었다. 공이 있었는가? 묻는다면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역사적 평가를 묻는다면 단호하게 "현 시대에서 박정희 가치는 버려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엄연히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2010년대의 대한민국이 독재자에 대한 향수에 젖어있다는건 슬픈 일이다. 아니 그 자체는 그럴 수도 있다고 쳐도, 민주화된 사회에서 태어난 이들이 "역사적 평가"라는 어느 정도의 시공간을 뛰어넘은 객관의 동굴에 숨어서 이런저런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게 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실향민의 목소리가 줄어드는 눈치를 보며 통일 반대를 부르짖고 있고, 21세기에 실행하는 친일파 청산은 아무런 의미없다고 생각하며, 식민지 근대화론을 긍정하는, (예전이라면 절대 자신있게 말하지 못할 것들을 주장하고 있는) 비겁한 사람이다. 


하지만 정치인, 특히 현재의 정치체제를 갖춘 국가에서 대통령을 했던 이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하는지는, 하다못해 일제시대의 저명한 인사들보다도 훨씬 조심스럽게 행해져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박정희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둘러싼 주장들을 보면, 그런 부분이 현재 살아있는 대선후보 중 누굴 지지하는가 정도의 간편한 기준으로 취급되는 걸로 보이니 답답한 마음이 든다.




"당신은 박정희에 대해 역사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질문을 명확히 해서 "지금 시대에 박정희 가치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닐수 있는가?"로 아예 질문이 바뀌든지, 박정희에 대한 평가를 묻는 저 질문의 문구는 그대로 놔두고 저 질문은 자동적으로 "현재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치로서의 박정희에 대한 평가"에 대한 질문이라는 암묵적인 동의가 이루어지든지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가 다들 역사학자도 아닌데, 왜 하필 박정희란 인물에 대해서는 '역사적 평가'를 논해야 하며, 또 그것을 가지고 너는 주관적이니 나는 객관적이니 헐뜯으며 격하게 논쟁해야 하는가? 그것은 박정희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제갈량에 대한 평가, 세종대왕이나 정조에 대한 평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한 평가와는 다른 성질의 것이라는 점을 논쟁하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적 평가이므로 박정희에 대한 평가도 냉동질소와 같이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하는 이들은 이 모두를 같은 선상에 놓고 있다.


어떤 이는 박정희의 '과'만을 들먹이며 가혹한 평가를 내리는 이들에 반발하여 자신이 '공'을 강조하는 것일 뿐이라고 한다. 공과 과를 전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은 공과 과를 모두 보는 균형잡힌 시각을 가졌지만 저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가 독재자임은 자신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정말로, 정말로 그렇다면 이 논쟁은 전 국민이 역덕후가 아닌 이상 아무런 실익이 없다. 정말 그들이 박정희가 독재자임을 잘 알고 있다면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의 박정희가 가진 가치에 대한 결론은 났다. 현재의 자유민주주의 가치가 진정으로 우선해야 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수를 점한다면, 이 논쟁은 당장 끝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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