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다른 커뮤니티에 작성했던 글을 여기 불러와본다.

그땐 그냥 한 순간의 생각이라고 치부했는데, 앞으로도 계속 유효한 지점이 있다는 점은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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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저는 문제가 안생기게 예방하는게 최선이라는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기는건 당연하다고 봐야 합니다.


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건 개인의 삶에 있어서는 맞는 말이 될지 모르나, 사회문제나 조직 차원에서는 오히려 신봉해선 안되는 속담 같습니다. 


개인 차원에서야 조심하고 예방해서 병 안걸리는게 최선입니다. 

하지만 집단 차원에서 세면 무조건 몇 % 이상은 병에 걸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병걸린 사람에게 윽박지르거나 도의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것 같습니다.


진짜 정의로운 사회는 문제가 안생기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는 사회가 아니고 

문제가 생겼을때 그 문제가 납득할 수준으로 해결되고 바로잡을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하는 사회입니다.


예방을 강조하며 완벽을 추구하고 '문제의 발생'. '문제의 존재' 자체를 금기시하게 되면 생기는 폐해는 

문제를 문제가 아니라고 발뺌하게 만든다는데 있습니다.


문제가 터져도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거야 군조직의 사례야 말할것도 없고 

또 몇달째 흘러간 서남해안 섬노예건도 엄청난 여론의 질타를 받았지만


1.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길수 있느냐는 경악에 집중했을뿐 

2. 왜 이런 일이 가능한가

3. 어떻게 없애야 하나


1>>>>>>>>>>>>>>>>>>2>>>>>>>>>>>3 압도적인 비중입니다.


경주 리조트에서 부산외대 학생들이 받은 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부에서 내건 것은 학교 승인 없는 학생회 주최의 외부행사 금지. 

이러면 절대 저 참사와 같은 종류의 사고는 일어나지 않겠지요. 

'독립적인 학생회 주최 행사'가 불가능하니 같은 조건 자체를 없애버리도록 했으니까요. 

(대신 학교가 승인하거나 고등학교 등 다른 종류의 단체행사에서 같은 참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문제는 이것으로 진심으로 '사고' 자체를 예방했다고 생각하는게 우리 사회의 방식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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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4. 4. 13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2

오바마 우산

2015.05.20 19:03 from 내 글/단문


여성 참모 우산 씌워주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기사링크)



우리나라였으면 


1. 설령 우산을 씌워주고자 하는 사람이 있어도 받을 사람이 넙죽 받아쓰지 못하고 아이고 제가 들겠습니다 하며 벌벌 떨 것이며


2. 우산을 씌워준 사람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우산을 씌워준 모습을 사진찍으라고 요구하거나


3. 이런 1/2의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별 생각없이 오바마같이 할 사람들도 마음이 불편하여 그냥 씌워주는 대로 얻어쓰며 사는데 익숙해질 것이고


4. 비서관도 이런 경험을 오호호홓 하고 넘어가지 못하고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찜찜할 뿐더러 오지라퍼들의 그걸 그냥 그렇게 받았냐 쯧쯧 하는 얘길들으며 다음부턴 정답대로 하리라 다짐할 것이다


그래서 어느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아닌 미국을 부러워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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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이 두 사건은 묶어서 판단할 사건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분명 가장 바람직하게 채택될 유일한 선택지는 "장동민 건은 장동민이 잘못한게 맞고, 레바툰 건은 레바가 잘못한게 없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두개를 묶어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장동민 건은 장동민이 무한도전 식스맨에 근접하면서 주목을 받던 도중 드러난 과거의 팟캐스트에서 나온 발언이 문제가 되었다. 그 와중에 그정도 발언은 개그의 일종으로 받아줄 수도 있다든지, 무도 여초팬들이 난리를 피운다, 그 잣대로 총리나 정치인을 검증해라 등등 온갖 무장해제된 (병신)주장들이 등장하며 난리가 났다.

그래도 공식적으로는 옹달샘은 사과를 했고, 장동민은 무도에서 발을 빼면서 적어도 장동민이 잘못했다로 결론이 났다. 개그의 일종이다, 팟캐스트니 상관없다, 무도빠들이 의도한게 꼴보기싫어서 장동민이 잘못한건 아니다는 주장은 (적어도 내 주변에서는) 분쇄되었다.

레바툰 건은 좀 뜬금없이 터진 건인데, 아무튼 결론은 별 문제도 아닌걸 가지고 조직적으로 여성혐오로 몰아갔다가 역풍을 맞은 건이다. 정확히 어떤 경위로 돌아갔는지 실시간으로 관심 가진게 아니라서 대충 발만 걸친 결론이지만..

이 두 사건이 남긴 해악은, 이놈의 사회에서는 원칙이나 명제에서 출발하여 논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과정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데에 있다. A→B가 아니라 A←B. 장동민의 발언이 부적절하기 때문(A)에 그가 잘못했다(B)가 나온게 아니라, 나는 장동민이 마음에 안들고 잘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B) 그의 발언은 부적절(A)하다고 근거를 끼워맞추는 것이다. 심지어 없는 사실근거를 만들어낸다.

나는 무슨 문제에 대해 논란이 일어났을 때 A→B 라는 방법을 최소한 공유한 상태에서, 어느쪽 주장이 근거가 더 일리 있는지 따지는 과정이 있기를 바랐다. 가령, 미국에 사우스파크 같은 것도 존재하기 때문에 장동민의 발언은 개그로서 표현의 자유에 속할수 있으므로 문제 없다는 식의 주장이 있었다. 이 경우 일단 미국에 사우스파크가 있는 것은 부정할수 없는 기본적인 사실이다. 그것이 장동민의 발언과 같은 궤가 되느냐의 문제를 따진 뒤 어느 쪽이 더 일리있는 주장인가 견주어보고 합의할 수 있다. 실제로 그런 반론이 있었다.

하지만 이 두 사건을 보니 그런 방식으로 자기 주장을 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난 여초팬들이 싫어서 쟤네가 주장하는 거 동의할수 없다, 장동민 잘못한거 없다"는 식의 '쟤네가 싫어서 쟤네 주장에 반대한' 징징이들의 '감'이 어떤 면에서는 일리 있게 되고 말았다. 지금에 와서는 논리적으로 장동민의 잘못을 입증한 소수의 사람들이 그냥 장동민 꼬라지가 마음에 안드는 이들에게 낚여서 이용당한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인터넷 여론을 주도하는 10대 20대들의 이렇게들 뛰어난 "사실관계를 조작하여 근거로 가공하여 말도안되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재능을 보니, 어떤 의미로는 청년 취업난이 좀 이해가 안된다. 회사에서 경험하며 배워서 만들어낼 능력을 이미 갖춘 인재들이 아닌가. 물론 그렇게 돌아가는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는 사회인지는 각자 판단할 일이다. 나는 이미 결론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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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의 메리트

2015.05.05 19:11 from 내 글/단문


권력자가 좋은점을 뒤늦게 알았다. 자기가 자기를 용서할 수 있다는 것. 미리 알았으면 좀더 노력했을텐데. 


물론 잠시동안의 그 생각은 영화 <밀양>이 떠오르며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다는 것. 권력자와 범죄자가 공유하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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