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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21 문재인 : 내가 나를 이겼다



문재인과 안철수가 시끌시끌하더니 결국 안철수의 탈당으로 귀결됐다. 인터넷 곳곳에서 이 문제가 핫해서 댓글 보면 성향이 다른 분들이 서로 아웅다웅 논박하기도 하고 그랬다. 안철수 비판하는 쪽 자료 올라오면 또 반박하는 쪽 자료로 댓글이 달리는 식으로.



이번에 안철수가 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안철수를 비판했고, 또 민주당에서 문재인을 공격하는 많은 비노 의원들이 폭격당하고 있다. 오유에서는 비노 의원 계파 식별 리스트 자료까지 만들었다. 크 무슨 과거청산법 반대 국회의원 명단 보는줄 알았네. 나도 성향상 당연히 안철수를 비판하는 게 맞는데 그냥 가만히 있었다. 가만 보니 좀 웃겨서. 아무리 사람이 선 데가 달라지면 풍경도 달라진다지만 이만한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다. 대선이 아직 2년이나 남아서 다행히(?) 코미디로 보였을지도. 


안철수가 하는 발언, 지향하는 개념, 원하는 조건 모두 과거의 문재인이 했던 것들이라는것이 이번 논란에서 빠져있는게 너무 신기했다. 안철수를 지지하는 쪽이야 시계추가 2012년부터면 잘 모를수도 있지만 문재인을 옹호하는 쪽이 그 얘기를 안하는게, 아니 안하는게 아니라 순수하게 기억을 못한다는게 신기했다. 


알다시피 문재인의 '민주통합당'이 안철수와 합쳐져 새정치민주연합이 되는 큰 통합이 있기 전에 문재인이 '민주통합당'에 들어간 작은 통합이 있었다. 문성근이 백만민란이니 국민의명령이니 과거 노사모 성향의 사람들 규합해서 정치세력화 시도하고 거기에 혁신과 통합이라는 괴상한 이름으로 된 단체에 친노 정치인들이 모두 모여서 손학규의 민주당과 합친 것 말이다. 이 과정에서 혁신과 통합이 주장했던게 다 안철수가 지금 주장하고 있는 논리와 개념이다. 그리고 문재인이 당적을 얻고 민주당의 대선후보 되고 나서 안철수한테 말한다. "정당대 정당으로 통합하는게 좋겠다. 안철수는 정당정치를 존중해야" 


이번에 문재인이 안철수에게 강경하게 하지 않고 이리저리 돌리는 미지근한 태도로 나오니까 문재인이 보살 아니냔다. 나는 그 미지근한게 문재인이 그나마 최소한의 인간적 양심이 있어서라는 생각이 든다. 뽕맞은 열성 지지자들과는 달리 본인은 자기가 했던 발언과 행동을 더 잘 알고 있을테니까. 이제와서 자기가 과거 민주당에 했던걸 똑같이 당하고 있으니 대놓고 강경하게는 못하고 갑갑하겠지. 그래서 아이러니했다. 


아무튼 이 '집단적 망각'이 너무 맘에 안들어서 나이롱 야권 지지자로서 이렇게 졸렬한 글을 쓴다. 정치인 당사자들은 그런척 할수 있지만 야권 지지자 그 누구도 이 얘기를 꺼내지 않는게 짜증스러웠다. 문재인은 이번에 안철수의 뗑깡에서 자신과 자신의 당을 지킨게 아니다. '과거의 문재인'을 극복한거지. 내가 나를 이긴것이다. 안철수도 그의 말처럼 문재인의 구태어린 고집과 버티기를 이기지 못하고 쫓겨난게 아니다. 조직 없이 여론조사 쪼가리 가지고는 힘을 실체화할수 없다는 걸 알고 당을 만들게 됐으니 자신을 극복한 승리자다. 내가 나를 이긴것이다. 패배는 그럼 누가 했느냐? 5년 전 문재인과 친노를 받아주고 지금은 사지절단되서 폐족되어 살아가고 있는 손학규와, 당에 남아서 지금까지 진 선거에 대한 책임을 한번이라도 지라는 상식적인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이유로 네티즌에게 맹폭격과 상욕을 듣고 있는 김한길이지.





다섯줄 요약

 

2008년 : 손학규가 민주당 대표가 되자 친노 의원 대거 탈당 

2011년 : 갑자기 국민의 명령이라며 어중이떠중이 몰고 나타나서 손학규 털고 민주당 장악 

2012년 : 문재인, 안철수한테 "정당정치 존중해야"(근엄엄격진지) 

2015년 : 안철수, 과거 문재인처럼 하려다 못이기고 나감 

결론 : 문재인은 안철수를 이긴게 아니라 '과거의 문재인'을 이겼다. 털린 손학규가 잘못했네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