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년을 돌이켜보면.... 난 어쩌면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사람들의 추천이나 인식과는 반대로 해왔는지도 모르겠다.

16살때 과학고가 아닌 일반고에 그것도 인문계로 진로를 결정했을때 부모님을 제외한 나를 아는 모두가 그 결정에 의문스러워했던 기억은 아직도 내게 큰 영감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3년 뒤 법대가 아닌 사회과학계열에 지원했을때, 또 모든 사람들은 그 선택에 대해 당사자보다 더욱 아쉬워해주셨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나라는 인간을 만드는 데 있어선 정말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군대에 안맞는 내가 군생활을 2년이 아닌 3년 하게 될줄 누가 알았겠으랴. 그것도 말단에 숨어서 행정업무만 하는게 아닌 전방 부대에서 나서서 사람들과 부대껴야하는 일이 될줄은 나도 예상못했다. 모두들 걱정했고, 나도 걱정했는데 지금 보니 생각보다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이젠 전역 후의 삶에 대해 모두들 너라면 당연히 대학원을 가는줄 알았다고 한다. 하긴, 내내 취업과 담 쌓고 산 녀석이 갑자기 취업하겠다고 하니 나라도 이상하게 느껴질것 같다.


돌이켜보면 다 그렇다. 내 선택에 대한 의문의 시선은 정말 합리적인 의문이었다. 영어도 못하는 놈이 왜 잘하던 수학 과학을 버리고 인문계를 선택하고, 법대 가겠다고 그 인문계를 선택한 녀석이 사회대에 가고, 군대 가기 싫다고 버티던 놈이 정작 3년이나 군생활을 하고, 사회대에 가서 글쓰고 공부만 하다 졸업한 놈이 갑자기 취업을 하겠다고 하니.


그렇게 살아왔다. 고민은 남들과 비교해 정말 길다. 대놓고 나한테 그런 고민으로 몇년을 보내고 있으니 속편해서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근데 세수하다 풀리는 수학문제처럼, 어느날 갑자기 결정하게 되면 신기하게 이상한 확신이 든다. 그 확신은 어쩌면, 사람들의 합리적인 의아함에 대해 한번 결과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이 만들어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선택의 결과가 자랑할만큼 엄청나게 대단하거나, 어딜 가든 정상의 자리에 섰고 그런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합리적인 타인들의 걱정보다는 큰 문제가 없이 잘 지내왔고(오히려 그들의 예상보단 기대이상으로 잘 살았고), 그런 경험들이 나를 계속 살아갈수 있게 한다.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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