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시로

2010.07.21 07:17 from 책/발췌





산시로

저자
나츠메 소오세키 지음
출판사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 2005-03-2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산시로는 분명히 여자의 까만 눈동자가 움직이는 찰나를 의식했다....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산시로(三四郞), 나츠메 소세키, 최재철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

p.18
 
 
 
“서양인은 참 아름답군!” 하고 말했다. 산시로는 별달리 대답도 나오지 않아 그냥 “예”라고 되받고 웃고 있었다. 그러자 수염기른 남자는, “우린 서로가 불쌍하군!” 하며 얘기를 시작했다. “이런 몰골을 하고 이렇게 볼품없어서는, 아무리 러일전쟁에 이겨 일등국이 되어서도 소용없지요. 뭣보다 건물을 봐도 정원을 봐도 어느 것이나 볼품없는 얼굴과 비슷한데, 도쿄가 처음이면 아직 후지산을 본 적이 없겠지. 이제 곧 보일 테니 잘 봐요. 그게 일본 제일의 명물이요, 그것 말고는 내세울 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어. 그런데 후지산은 천연자원으로 옛날부터 있던 것이니까 의미가 없지. 우리들이 만든 게 아니야”라고 말하고 또 싱글싱글 웃고 있다. 산시로는 러일전쟁 이후 이런 사람을 만날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정말이지 일본인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제부터 일본도 점점 발전하겠지요”라고 변호했다. 그러자 그남자는 태연하게 “망하고 말거요”라고 말했다. –쿠마모토에서 이런 말을 하면 곧장 얻어터진다. 심하면 역적 취급을 받는다. 산시로는 머릿속 어느 구석에도 이런 사상을 집어넣을 여유는 없는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다. 그래서 어쩌면 자신이 어리다고 사람을 우롱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도 생각했다. 남자는 아까처럼 싱글싱글 웃고있다. 그러면서 말씨는 어디까지나 침착하다. 아무래도 짐작이 가지 않아 상대하기를 그만두고 잠자코 있었다. 그러자 남자가 이렇게 말했다. “쿠마모토보다 도쿄는 넓지. 도쿄보다 일본은 넓고, 일본보다…” 하고 잠시 말을 멈추고 산시로 얼굴을 쳐다보니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일본보다 머릿속이 넓겠지요.”라고 말했다. “얽매이면 안돼. 아무리 일본을 위한다고 해도 지나친 편애는 오히려 해를 미치게 될 따름이지.” 이 말을 들었을 때 산시로는 진실로 쿠마모토를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동시에 쿠마모토에 있던 때의 자신은 매우 비겁했었다는 걸 깨달았다.
 
 

 
p.29
 
 
 
“전차는 시끄럽지 않나요?” 라고 또 물었다. 산시로는 시끄럽다기보다 무서울 정도였으나, 그냥 “그래요”하고 대답해뒀다. 그러자 노노미야군은 “나도 시끄러워”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혀 시끄러워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난 차장에게 물어보지 않으면 혼자서 자유로이 갈아탈 수가 없어. 최근 2, 3년 동안 너무 늘어나서 말이오. 편리해져서 오히려 곤란해. 나의 학문과 똑 같은 거요.” 라며 웃었다. 학기초라서 새 고등학교 모자를 쓴 학생들이 많이 지나간다. 노노미야군은 유쾌한 듯이 이 무리를 보고 있다. “낯선 얼굴들이 꽤 보이는군” 하고 말한다. “젊은이는 활기가 있어 좋아. 그런데 올해 몇살이지?”라고 물었다. 산시로는 숙박부에 적은대로 대답했다. 그러자, “그럼 나보다 일곱살 정도 아래군. 7년이면 인간은 왠만한 일을 할수있지. 그러나 세월은 빠른 거라서 말이오. 7년쯤이야 금방이야.”라고 말한다. 어느쪽이 진정인지 산시로는 알 수 없었다. 네거리 부근에 오자, 좌우에 책방과 잡지 파는 곳이 많이 있다. 읽다가는 사지도 않고 가버린다. 노노미야군은 “모두 뻔뻔스럽군”하며 웃고 있다. 그런 당사자도「태양」지를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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