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Fulton의 언급은, 나의 마오에 대한 생각보다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대다수의 한국 네티즌들이 지닌 감정에 더 파괴력을 가지는 일갈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도 수고했다는, 미운정이 들었다는 그 '동정론' 말이다.
나는 앞서 이번 올림픽 여자 피겨의 결과를 두고 벌어지는 한쪽에서의 분노의 릴레이와, 그 분노를 아니꼽게 바라보는 이들의 격한 의도적 찬물세례를 보며, 왜 우리는 자기검열 하느라 순수하게 분노도 하지 못하는가 싶어 참담한 마음에 그 찬물 얹는 '소방수'들에게 조까라고 기름을 한껒 끼얹는 글을 썼었다. (지금은 그 기름이 너무 휘발성이라 기름때끼고 꼴사나워 지웠다.)
나는 평소에도 한국=절대선에 입각한 이중잣대나 비이성을 경계해오고 남부끄러워했던 사람인데, 김연아를 둘러싼 판정시비에 대해 순수하게 분노좀 해도 되는거 아니냐? 왜 우리는 그렇게 막나가게 분노하거나, 막나가는 그 사람들을 욕하면서 애써 감정을 억누르려 하는두가지 중에서만 선택해야 하는가? 별 관계없는 외국인들도 순수하게 기분나빠하는데, 같은 국적 사람이 좀더 격하게 기분나빠하는게 자연스러운거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
근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지금 한국 네티즌들이 보이는 아사다 마오 동정론에 대해서는 전혀 긍정을 해줄수가 없다. 마오 동정론이라는것 자체가 기존의 한국사람들이 아사다 마오를 비판하고 비아냥댄 이유가 평소에 그렇게 근거로 들던 '실력에 비해 특혜를 받아온 선수'라서가 아니고 "우리 김연아를 위협하는 같잖은 악마"였기 때문임을 증명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김연아의 이번 판정에 대해서는 "불공정함"을 근거로 앞세워 분노하면서, 그런 불공정함으로 이득을 가장 많이 취하고 가장 다른 선수들을(특히 일본선수들) 괴롭혔던 마오는 동정하고 있다니.
정말 내셔널리즘의 비이성적인 모습을 건드리고 싶다면, 불공정에 대한 자연스런 분노의 감정을 광기로 치부하고 비웃고 말게 아니라 바로 이런 것을 건드려야 맞다. 넓게는 이준석을 비롯해 수많은 필부필부 똑 부러지신 양반들아.
+) 지금 소트니코바는 개썅년이 되어 있는데, 마오는 수고했다고 '미운정'이 들었댄다. 그래 미운정, 이 얼마나 솔직하고 정확한 표현인가. 이게 바로 우리가 그토록 자랑스럽게 외국인들에게 들이미는 그 한국인의 '정'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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