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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2.09 사상과 자유의 역사


사상의 자유의 역사, 존.B.베리 지음, 박홍규 옮김, 바오출판사, 2005



책 자체는 괜찮은 책이었다. 자유를 억압하는 논리가(주로 중세 기독교) 서유럽을 어느 수준으로 지배하고 있었고 그것을 어떤 사람들이 어떤 논리로 각각 극복하고자 주장해왔는가를 비교적 자세히 다루고 있다. 


다만 20세기 초반에 지어진 책이라 그런지 극초반의 그리스 시대를 제외하고는 상당수가 서유럽의 기독교 극복 역사에 치우쳐져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역자 머리말에서도 언급되었다시피 시대가 시대이다보니 이성과 합리주의에 다소 강한 확신을 가진것 같다는 평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편협하고 더 상투적인 내용으로 일축해버리는 역자 해설은 역자 스스로 머리말에서 배려한 100년 전 원저자와 본문이 아닌 이책의 진짜 약점이 되어버렸다


사실 이 시대의 독자라면 <사상의 자유의 역사>라는 제목을 봤을때는 '민주주의의 한계'라든지,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전제 자체를 위협하는 사상이 존재한다면 그것의 기준은 무엇이고 자유의 제한선이 있다면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 같은 테마에 대한 힌트를 원하면서 책을 읽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1914년에 처음 나온 책이고, 그로부터 불과 20여년 전만해도 신성모독죄로 인한 재판이 살아있던 시절이니 그 이후의 내용에 대해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심지어 1914년이면 러시아 혁명조차 일어나기 전이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100년의 시간을 더 관찰해온 역자가 보충을 해줬어야 하는데, 인권법 전공자라 그런지 정치사상쪽에 취약해서 그런지 한국사회에 대해서는 너무나 평균적인 고정관념을 지닌채로 너무나 진보 운동권 같은 "한국사회에 주는 시사점"같은 말로만 일관해서 질려버리고 말았다. 번역한 시대 자체가 2005년이니, 아직 반공주의와 싸우는 시민단체 프레임이 유효할 때였긴 하지만. 해설에서 역자는 사상의 자유에 대해서 고정관념을 깨는 교육이 중요하다면서도, 1)조선사에 대해서는 교조주의적 당파싸움이라는 한마디로 단순 악으로 규정해 버리고, 2)세계에서 가장 세속적인 종교관을 가진 한국을 두고서 '이땅의 종교는 유독 교조주의적'이라 언급하며, 3)반공-독재옹호-극우라는 전형적인 프레임을 만들어 인적 청산을 운운하니 이쯤 되면 읽는 사람이 힘이 빠진다.


 

뭐... 이런 20-21세기적 테마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서는 미국의 역사를 다룬 책을 보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읽었던 <세상을 바꾼 법정>이란 책은 미국의 주요 역사적 판결을 다룬 책인데, 여기 실린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챕터가 그런 아쉬운 부분을 보충해주는 읽을 거리를 제공하지 않나 싶었다. 또 이런 역사교양서보다는 민주주의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정치사상쪽 교양서적을 보는게 도움이 될것이다.


아무튼 중세 기독교가 어떤 식으로 자신들의 논리를 무장하는 한편 공격적으로 탄압해왔고, 그에 대항하는 사람들이 시대별로 어떤 식의 문장(논리)로 비판했는지 각자의 저서에 담긴 문구나 에피소드의 인용을 통해 구체적으로 알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이시절의 철학/신학 관련 테마는 당대의 어지간한 지식인이라면 모두 한마디씩 얹는 분야이니 언급되는 등장인물의 면면도 화려해서 거장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달린 주석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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