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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08 이따위로밖에 글을 쓸수 없는가? - 시사IN 212호에 부쳐 (4)


안그래도 지난주에 공지영씨 인터뷰를 보면서 빡치고, 그 지지난주에는 추석특집호에서 "기득권=강남" 상징에 빡친 점때문에 과연 이것이 '이따위'라는 자극적인 말까지 붙여가며 비판할만한 일인가 하고 내 비판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생각할지 모른다. 이렇게 기를 모아 분노를 뿜어내는 내가 게으르고 무책임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 물론 그것은 그때 그때 글을 쓰지 않은 내 잘못이다.


요즘은 시사IN을 읽을때 차례대로 읽지 않는다. 외부기고가 있는 가장 뒤부터 본다. 외부기고는 비교적 독립적인 주장을 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그 글에 동의를 하든 하지 않든 나머지 기사를 기분좋게(적어도 기분 나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앞에 있는 편집국장의 코멘트가 마음에 안들면 온종일 기사를 읽으면서 기분을 잡칠 수밖에 없다.


이번 호 편집국장의 편지는 역시 <도가니>를 다루고 있다. 도가니와 그가 최근에 읽은 <체르노빌의 아이들>을 연결시켰고, 그것을 사회적약자, 사회안전망, 원전문제, 복지문제로 풀어내고 있다.

물론 나는 글이 엄밀하다느니 팩트가 틀렸다느니 하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생각 쓴 '편지'라는 이름의, 일종의 편집후기인데 내가 그걸 따져서 뭐하게. 나는 편집국장의 생각을 따지고 싶지 않다. 그냥 어느부분이 내가 불만인지 내 생각을 말할 뿐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성폭행을 당한 열세 살짜리 청각 장애아는 자신을 도와준 교사에게 "선생님이 우리 아빠였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엄마 아빠도 없이 국가 권력/토호 권력에 의해 유린된 아이들. 며칠 간 이 아이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 곁에서 잠자는 아들 녀석의 팔다리를 쓰다듬고 또 쓰다듬었다.

내가 왜 공지영씨 인터뷰에 분노했는가. 왜 강남이란 상징에 반발했는가. 어쩌면 이 글에 대한 불만도 같은 종류의 것일지도 모른다.


'국가 권력, 토호 권력에 의해 유린된' 아이들.이라고 했다. 그래?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 3월 예전에 부모에 의해 이루어진 아동범죄(폭행, 신체절단, 성폭행)와 사건 이후 약 20년이 지난 현재의 모습을 다시 취재한 "당신은 나를 기억하나요 - 아동범죄 그 후" 편을 내보냈다. 여기서의 부모들은 하나같이 그 자신들 혹은 자신들의 형제들이 자기 자식들에게 저지른 아동범죄에 대해 수수방관하거나 언급을 꺼리고 후유증을 겪는 자식들을 정신이상자로 몰거나 했다. 
(http://wizard2.sbs.co.kr/w3/template/tp1_review_detail.jsp?vVodId=V0000010101&vProgId=1000082&vMenuId=1001376&cpage=7&vVodCnt1=00794&vVodCnt2
=00&vSection=V5&vCompressCode=T1)

자 이건 어떤가. 이건 그렇다면 '가족권력' 혹은 '부모권력'에 의해 유린된 아이들인가? 그들이 강자의 입장인 부모라서 아이들이 그 고통을 당하는 것인가? 어디 아들을 가진 어머니로서 '강자'의 입장에 계신 편집국장님께 한번 묻고 싶다.



나는 누구든지 그 대상이 어느 지위에 있어서, 혹은 어느 집단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비판당하는 경우는 좀 없었으면 좋겠다. 제발 까더라도 '누구라서' 까지 말고 '누구의 어떤 점이 문제라서' 깠으면 좋겠다.

그래서, 토호권력과 국가권력을 해체하면 <도가니>와 같은 형태의 문제는 과연 사라지는 것인가? 우린 이제 좀 솔직해지자. 그 자리에 있어서, 그들이 권력을 가졌기에 그런 짓을 했다는 식의 수사는 결국 "나도 그 자리에 있으면 그랬을 수도 있는데"라는 말과 등치될수도 있다는 사실을. 진짜 원인은 그들이 권력을 가져서가 아니다, 이것은 장애인 인권, 아동 인권 문제다. 권력의 문제뿐 아니라 해결방법은 사회전반에 걸친 인식문화에 있다는 점을. 그러나 그들은 절대 건설적으로 더 나아가지 않는다. '우리'는 언제나 선한 잠재적 피해자이며, '그들'은 언제나 악한 잠재적 가해자로 설정할 뿐.



제발 누구를 이름표를 붙여서 거기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싸잡아서 공격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종북을 까려면 종북의 논리를 까고, 앱등이를 까려면 앱등이들이 무슨 헛소리를 하는지 그것을 까라. 너 앱등이지 하고선 "앱등이들은 무작정 답이 없다"거나. "종북은 답이없다"는 식의 대중적 유행에 불과한 수사는 이제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 '기득권', '강남', '토호권력'이 문제라는 수사를 써가면서 마구 날선 소리들을 하는 당신들, 나는 당신들의 자식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도가니> 못지 않게 끔찍한 '부모권력'을 조심하라는 충고를 해 줄수 있다. 왜 이런 말을 할수 있냐고? 그것은 바로 당신들이 '강자'인 '부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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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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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김성엽 2011.10.09 13:35

    너무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보는데 길들여져서 그런것 아닐까?

    • addr | edit/del BlogIcon 어웅 2011.10.10 03:21 신고

      소위 386이라 불리는 그 세대들은 너무나도 강력한 폭력에 맞서야 했고 그들의 실존적 고민과 노력과 성과를 부정할 수는 없겠지...

      문제는 그러한 세계가 사라진 후에도 자신들의 세계관을 포기하지 못하고 세상을 그에 맞춰 해석하려는 인지부조화가 지금까지 이루어지고 있다는 거고, 이에 수반하는 사회적 해악이 어마어마한듯...

  2. addr | edit/del | reply JayTee 2011.11.06 19:23

    이분법적으로 보고있을 수도 있고, 그런 독자들의 성향을 충족시켜주려고 일부러 그런 방식으로 접근하는 상술일수도 있겠죠ㅋ 형 티스토리 글이 정말 좋은건 잘 알지만 '그렇게 써서 장사가 되겠냐'는 문제는 다르니까요ㅋㅋ 가장 힘든건 우리같은 사유체계로 사회를 분석하는 사람들이 정치세력화되기 어렵다는데 있는 것 같아요. 일단 분명한 적과 우군이 없는 사람들이다보니 하나의 깃발아래 쉽사리 모일 수도 없는 사람들이고ㅋㅋ

    • addr | edit/del BlogIcon 어웅 2011.11.07 20:47 신고

      내 주변에 그러한 사람들이 좀 있어. 자유주의 정당에 목말라하는 그런 사람들... ㅋ.... 안철수 열풍 불때 약간의 기대심리를 품었던 것도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