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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2.14 여백의 미

여백의 미

2015.02.14 14:50 from 내 글/단문


여백의 미라는 말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 개념 자체가 싫다기 보다는 쓰이는 방법 때문에 싫어진 경우다. 우리 조상들은 옛부터 여백의 미를 알아서... 로 시작되는 연설은 원칙과 이상처럼 진행할수 없는 '현실적'인 고충으로 마무리된다.

이 말은 보통 서구 근대의 기본 전제인 상호배타적 분류를 거부하거나, 이말도 맞고 저말도 맞고 하는 애매한 해석을 내릴 때 나온다. 그렇게 딱딱 칼같이 끊어지는게 현실이 아니야 어린 친구! 마치 '서구 근대'의 모순을 지적한 것마냥 뿌듯한 풍부한 인생의 지혜를 과시하면서.


뭐 말은 좋다 이거야. 근데 그런 분들은 실제로는 정말 모 아니면 도여야 하는 부분, 예를 들면 돈 문제, 법 문제 같은 것들에서 굉장히 유연하시다. 반대로 주변인들이 자기 마음에 안들거나 개인의 자유, 창의성 문제로 가면 갑자기 중간영역이 사라진다.

여백 같은건 없고 자기가 설정한 범위의 밖은 다 틀린 것이 된다. 웅장하다고 생각한 것을 쓰세요 라는 초등학교 시험문제에 "엄마 뱃살"이라고 쓰면 틀린 것이 된다. 정치 사회분야에서 너는 어느나라 사람이냐? 투표 안하는 놈은 매국노 이런 말을 서슴없이 쏟아낸다.


한반도엔 여백의 미를 만들어 낸 호랑이 부모는 있어도, 그것을 개똥처럼 쓰고 있는 개자식이 있다. 회색과 개인은 나쁜 의미이면서, (근대 합리성)의 여백을 꿋꿋이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여백의 미는 개똥같은 소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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