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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26 올 추석 풍경
  2. 2010.12.05 나는 자유를 말하고 싶은데 (1)

올 추석 풍경

2015.09.26 20:02 from 내 글/단문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올 추석은 "명절이 이렇게나 좋습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뭐 이런 소리는 안나오고 "(힘들겠지만 방송에서 징징거릴순 없고 가장 기본적이고 깔끔하게) 추석 잘 보내세요" 정도로 덕담 한마디로 끝내는 분위기라는게 예년과 다른 느낌을 준다.


지들도 더이상 "아니 명절은 좋은거라고!" 말하기가 민망해졌나보다. 그러게 그런 얘기 한창 나올때 "그래도 얼마나 좋습니까 어쩌구저쩌구"같은 훈계(지들은 설득이라 생각했나보다)를 할게 아니라 조금만 더 낫게 바뀌도록 말이라도 한마디 했으면. 이제는 뜬금없이 야구 중계중에 "명절때 제일 해선 안되는 말이 이거랍니다"가 나온다. 


애초에 명절때 마주치게 되는 친척이라는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건 평균적으로 한국인이 얼마나 타인과 대화를 못해먹을 수준인지 알려준다고 본다. 완연한 타인과는 달리 예의차리기는 싫은데 정작 서로에 대해 아는게 없는 관계. 아니 친척도 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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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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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유를 말하고 싶은데, 수많은 의식 있는 사람들은 일단 한국사회에 필요한 것은 연대의식이라고 말한다. 한국인은 사회적인 차원에서의 연대의식이 아주 부족하다는 것이다. 나도 그 이야기에 동감한다. 그런데 난 개인의 자유를 말하고 싶다. 누구에게도 함부로 간섭받지 않을 자유가 너무 고프다.
 


 
 
어릴 적부터 내 눈에는 닮고 싶음의 광경보다는 보기 싫음의 풍경이 더 많았다. 존경하는 인물은 예전부터 없었고, 결국 없었고, 지금도 없다. 닮고싶다는 마음보다는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내 마인드를 지배했다. 심장이 뛰는 한은 내 머릿속에선 ‘타산지석’의 원리가 진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경계했었던 것은 ‘오지랖 넓은 사람’이었다. 개인과 개인과의 거리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 혹은 그 실체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을 경멸했다. 개인의 사사로운 영역, 신체뿐 아니라 정신까지 아무 거리낌 없이 간섭하고, 타자인 주제에 타인의 내면을 제 뜻대로 조작하고자 시도한다. 그리고 그것을 선의로 변호하며, 관심과 정이라고 부르며 장려한다.

 

 
 
간섭받기 싫은 나는 누구에게도 절대로 간섭하는 존재가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나는 기본적인 사교성/사회성이 현저하게 떨어진 사람이 되어 있었다. 사실 20세까지 객관적인 내 성격은 그 누구도 도저히 어울리기 어려운 존재였다. 꼬장꼬장한 나를 감당하고 받아주었던 사람들이 고마울 뿐.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도 여성과 한 자리에 마주하면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말도 더듬더듬, 땀을 흘리며 어쩔 줄 몰라 힐끗힐끗했다. 수능 끝나고 그것을 극복하는데 두 달 가량 걸렸던 것 같다. 남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개념도 전혀 없었고, ‘공감’과 ‘이해’한다는 건 상상도 못하는 일이었다. 이런 녀석이 사회학과에 오다니, 재밌는 일이다.
 


 
 
다행히 이제는 사회성과 사교성이 어떤 것인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인식하게 되었다. 내 인생에 있어서 대학생이 되어 그 이전과 비교해 가장 변한 것이 있다면, 사교성에 대해 첫걸음을 내딛었고 그것을 잘 하려고 애썼다는 점인 듯하다. 그러나 유예된 학습영역이 아직도 너무나 많이 남아있는데, 아직 제대로 연애를 하지 못했다는 것 정도가 그 증거가 되겠지 싶다.
 


 
 
또 너무 바깥으로 샌 것 같다. 항상 이렇게 내 생각을 말하다보면 내가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 보충하려고 내 생애환경을 주저리주저리 말하게 되는 것 같다. 아무튼, 나는 사회학도이기도 하고 사회성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잘 느끼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이 말을 하고 싶었다!) 나는 개인의 자유, 한국사회에서 고사 직전인 진정한 자유를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어떻게 ‘개인’과 ‘자유’를 강조하면서 ‘사회적 연대’를 배제하거나 그와 대립하지 않고 아우를 수 있을까?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연대, 둘 다 한국사회에 결여되어있는 아주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나는 학자가 될 능력도 의사도 없지만, 이 문제는 어쩌면 평생 내가 지고 갈(아마 한국사회를 떠나지 않을 테니) 고민이자 화두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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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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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nah132 2013.09.01 23:18

    멋진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