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체성'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11.14 세련된 서울 사람들의 촌스러운 인식


서울시민 81% "서울, 고향으로 느껴"


http://news.nate.com/view/20131111n02066


이걸 그냥 고향세탁 ㅋㅋㅋㅋㅋ 하고 넘어갈 문제는 아닌게, 일단 서울 주민들이 자신을 고향이 서울인 서울사람으로 여긴다는 '의식' 자체가 실존한다는 점을 짚을 필요가 있다. 정치적인 문제나 사회문제의 관심도에 있어서 시간이 흐를수록 서울 시민과 비서울 시민의 차이는 두드러지고 있다. 단적으로 말해 전라도 출신 서울 주민과 전라도 주민이 경상도 출신 서울 주민보다 가까웠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전라도 출신 서울 주민과 경상도 출신 서울 주민이 전라도 주민보다 더 공유하는 것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원래 출신지를 '속인다'는 부분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깨끗이 잊는다는 '망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우스운 점은, 그렇게 자신의 지역적 배경을 지워 현재의 자신은 서울 시민임에도 불구하고 몹쓸 '기억'에 의존하여 자신은 '예전에 살았던 지방'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동시대를 살고 있는 지방민의 생각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는 점이다. 이 지점에서 서울 시민의 지방민에 대한 문화적 폭력이 나타난다. 서울-지방의 차별의식의 주요한 문제점은 서울 토박이에게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서울사람보다 더 서울사람같아진 지방 출신에게서 나타난다. (그런점에서 연고가 끊어진 나도 사실 이제는 경상도나 전라도에 대해 할말이 없다.)

극단의 예를 하나 들자면, 전라도 출신이라 교제를 거절당한 호남 출신의 남자들은 어디 대구나 부산에 찾아가서 모욕을 당하는 것이 아니다. 다 서울에서 '고향이 서울인 사람'들에게서 겪는다. 

70년대에 미국으로 이민 간 이들은 당시 한국에서 중산층이었지만, 세월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 본토보다 더 과거에 젖은 문화적 배경을 간직하고 있어, 2세 2.5세들은 미국의 한인들보다 한반도의 한국인들을 더 세련되게 느끼고 있다. 마찬가지로 70년대의 낡은 지역적 감수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로, 그들은 세련된 서울에서 살며 서울 사람이라 자부하고 있는 것이다.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