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영토분쟁

2014. 9. 21. 21:21 from 책/발췌



일본의 영토분쟁

저자
마고사키 우케루 지음
출판사
메디치미디어 | 2012-10-2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최근 독도, 센카쿠열도, 북방영토 등에서 한·중·러와 대치 국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일본의 영토분쟁, 마고사키 우케루 지음, 양기호 옮김, 2012, 메디치미디어


p. 111


1946년 1월 연합국 최고사령부 훈령은 "일본의 주권은 '4개 주요섬과 쓰시마, 북위 30도선 이북 류큐열도를 포함한 약 1천개 섬으로 하되, 독도, 치시마열도, 하보마이열도, 에토로프군도, 시코탄 섬을 제외한다'"고 되어 있다.


일본은 패전후 이 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1951년 8월 17일 요시다 총리는 중의원 본회의에서 '영토 포기 조항은 이미 항복문서에 적혀 있다. 즉, 일본 영토는 4개 주요 섬과 부속도서로 한정되어 있다. 즉, 다른 영토는 포기한 것이다.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일본인은 이 사실을 모른다.





pp. 225-226


일본인의 대중 인식은 후쿠자와 유키치의 탈아론에 단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중국과 조선을 보면, 서세동점의 풍조에서 그 독립을 유지할 길이 없다. 이웃국가가 개명하기를 기다려 다함께 아시아를 흥하게 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그 대오에서 벗어나 서양 문명국과 발걸음을 같이 해야 한다. 조선과 중국도 이웃국가라 해서 특별 대접을 해서는 안된다. 서양인들이 동양인들을 하대하듯이 다루어야 한다. 마음속으로부터 아시아 동방의 악우(惡友)들을 사절하는 바이다.


탈아론의 근거는 중국과 조선이 독립을 유지할 길이 없다는 데에 있다. 중국이 일본 위에 있다면 탈아론은 전혀 성립하지 않는다. 탈아론의 주요 근거가 중국과 조선의 약체화라면 지금이야말로 상황이 역전되어 있다.








' > 발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수의 시대  (0) 2014.10.20
인간 실격  (0) 2014.09.27
일본의 영토분쟁  (0) 2014.09.21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0) 2014.01.01
고민하는 힘  (1) 2013.10.09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안병길, 2010, 동녘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저자
안병길 지음
출판사
동녘 | 2010-03-0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저항하라! 참여하라! 그게 바로 자유민주주의다!이 책은 ‘자유민...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무려 추천사가 이준구 교수와 임혁백 교수… 이 대목에서 이미 구매의사 50%는 넘겼다고 봐야.

알라딘 중고서적에서 5분만에 ‘오늘은 이만 됐다’ 하고 나오게 한 책이다. 이걸 6천원에 사다니 행복해요.



pp.19-20

(….) 둘째로, 사람들이 별로 친절하지 않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습니다. 손님을 무시하는 듯한 택시 기사의 말투, 혼잡한 거리에서 어깨를 툭 치며 지나면서도 미안한 기색이 없는 행인,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안에서 다른 사람을 밀치는 승객, 손님의 취향을 무시하는 식당 종업원의 서비스 등 그 예는 이루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저는 그런 광경들이 놀랍기도 했고, 기분이 약간 상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p.22

(….) 저는 2008년부터 이준구 교수님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활동했는데, 최근 이 교수님의 댓글에서 저와 같은 문제의식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교수님의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주의자가 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야. 자유와 권리가 조금이라도 침해된다면 목숨을 걸고 싸울 용기를 갖고 있어야 해. 자신의 자유와 권리뿐 아니라 남의 자유와 권리까지도. 내가 우리 사회에서 자유주의자들을 자처하는 사람들을 경멸하는 것은 그들이 ‘엉터리’ 자유주의자들이기 때문이야. 말로만 자유주의를 부르짖을 뿐 실제로는 민주적 원칙에 대한 존경심이 별로 없는 위선을 비웃는 것이지.”


p.33

우리 초등, 중등, 고등학교 도덕/윤리 교과서는 자유민주주의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 공동체주의를 주로 가르치고 있다. 자유와 권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것이 아닌데,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는 자유와 권리가 오히려 사회불안의 요인이 되는 것처럼 설명한다. 그런 교과서 내용으로 제대로 된 자유민주주의 교육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도덕과 윤리 교과서 내용을 수정할 것을 제안한다.


p.37

이상에서 살펴봤듯이, 우리나라의 대국민 자유민주주의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내용도 매우 부실하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이기주의와 개인주의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우리 교과서는 이타주의와 공동체를 강조한다. 건전한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자윰니주주의를 활성화하는데 매우 중요한 토양이라는 설명을 교과서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애매모호한 공동체 잣대를 들이밀면서 착하게, 바르게, 관용을 베풀면서, 전체를 위해 살 것을 가르친다.


p.52

(….) 이런 자유주의의 진수를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착하게 살아라, 고운 말 해라, 거짓말하지 마라”는 식으로 절대적 도덕 가치를 기준으로 교육하는데, 그것보다는 자유민주주의 내부 원리를 제대로 가르쳐서, 왜 그렇게 살아야 자신에게 더 이로운지 깨우치게 해줘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는 단연코 도덕무장 이념이 아니다. 필자는 인터넷에서 익명이든, 실명이든 욕설을 하지 않는다. 착해서 그럴까? 그런 측면도 있겠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고, 응징 받기 싫어서 그렇다. 즉, 착하고 악한 도덕적 잣대가 아니고, 좋고 싫은 호오의 합리성 잣대이다.


pp.83-84 

어떤 작가가 성년이 된 딸의 사생활 이야기가 포함된 수필을 신문에 기고했다고 하자. 그 작가는 헌법 제21조가 보장한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행사한 것이다. 그런데 만약 작가의 딸이 자신의 사생활 이야기가 신문에 덜렁 실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헌법 제17조가 규정한 사생활 비밀 유지의 자유가 침해된 사례에 든다. 헌법 속의 두 자유가 박치기한 것이다.

사생활 비밀 유지는 불가침에 해당되는 기본권이다. 따라서 만약 딸이 저항했다면(사생활 이야기 공개에 반대했다면), 그 작가가 방종을 저지른 것으로 자유주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 위에 인용한 제21조 4항에서 언론과 출판의 자유가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자유주의에서는 딸도 타인이다.

그런데 작가의 딸이 자신의 사생활이 공개되는 것을 바라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본인에게 물어보지 않는 이상 확실하게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그 작가는 신문에 수필을 기고하기 전에 반드시 딸의 자유의사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헌법상의 자유와 자유 박치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 작가 가정의 분위기가 자유롭다면 딸은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표현할 자유를 행사할 것이다. 그러나 권위주의적인 분위기라면 작가의 희망이 딸에게 비쳐서 나타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더 위험한 것은 작가가 딸의 선호를 마음대로 추정해서, 당연히 신문에 실어도 딸이 찬성할 것으로 생각하는 데 있다. 자유주의에 어긋나지 않으려면 당사자인 딸이 자유의사로 명시적인 확인을 하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p.151

전선이 잘못되었다. 공공의 적은 권위주의이다.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개념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 헌법에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대못을 박아 놓았다. 그렇다면 자유민주주의를 무시하는 권위주의가 우리 국민의 적이다. 좌파, 우파, 보수, 진보가 아니다. 정치판에서 각자 세력을 넓히려고 상대편을 깎아내리는 정치적 조작 측면은 이해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발상을 할 때가 되었다. 아직 남아있는 과거 독재/권위주의 잔영을 청소해야 한다.


p.196

자유는 말 그대로 자유이지, 공동체를 위해서 희생을 하고 말고가 어디 있겠는가?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위해서 이기적으로 열심히 사는 것이 자유주의의 모습이다. 이기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자기 조화를 이루는 것이 자유주의의 정답이다. 만약 그것을 공동체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언어의 유희이다. 독자 여러분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사시기 바란다. 그렇게 해도 착하고 바르게 사는 것이 정답이 될 수 있는 것이 자유주의다. 어설프게 국가 공동체를 위한다든지,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든지, 국가이익을 위한다든지, 우리는 운명 공동체! 따위의 주장으로 무장하여 가스통을 들고 설치는 것보다 그 편이 훨씬 긍정적이고 건설적이다.


pp.206-207

자유민주주의는 전형적으로 장기 합리성을 추구한다.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는 잘될 것이다. 필자는 그렇게 믿는다. 잘되려면, 국민이 스스로 자유와 권리를 지키려는, 투쟁하는 정신자세를 지녀야 한다. 자신의 권리가 침해되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여 줘야 자유주의에서는 평화가 온다. 로마의 전략가 베제티우스가 말한 것으로 알려진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가 그 뜻이다. 우리 국민은 쓸데없는 곳에 너무 관용을 베풀고, 귀차니즘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그것을 쓰레기통에 갖다 버려야 자유민주주의가 발전한다. 공짜가 어디 있는가, 자유는 포근한 엄마 가슴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pp.259-260

2008년 여름, 박태환 선수가 올림픽 수영에서 금메달을 받았다. 박 선수의 경기가 모두 끝났지만, 박 선수는 귀국하지 못하고 있었다. 개별로 입국하면 전체 환영 행사에 지장이 생긴다는 대한체육회의 설명은 자유주의적 개인주의가 아닌, 공동체주의적 사고방식이었다. 필자는 이런 권위주의적 발상이 없어져야 자유민주주의가 더 뿌리를 내릴 것으로 진단한다. 편협한 이기주의는 멀리해야겠지만, 건전한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토양으로 봐야 한다.


p.274

먼저,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라는 유명한 격언의 의미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어떤 누리꾼이 마음이 약해서 상대방의 도발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굴복하는 타입이라면 평화를 보장하기 어렵다. 상대방은 나약한 누리꾼이 저항하지 않는 것을 알고 도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상대방의 도발을 적절하게 응징하는 누리꾼에 대해서는 조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응징을 당하면 자신도 괴로워지므로 도발을 자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도발할 가능성이 있는 상대에게 자신이 세다tough는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이렇게 이뤄지는 평화는 전쟁을 준비함으로써 가능하다. 나약하게 대응하는 타입이라면 가능하지 않은 평화이다. 여기서 우리는 분명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은 상대방이 나를 우습게 여기면 도발을 막을 수 없고, 상대방이 나를 만만찮게 여기면 도발을 막아서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 > 발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 실격  (0) 2014.09.27
일본의 영토분쟁  (0) 2014.09.21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0) 2014.01.01
고민하는 힘  (1) 2013.10.09
보수의 유언  (0) 2013.09.20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

댓글을 달아 주세요

고민하는 힘

2013. 10. 9. 20:40 from 책/발췌





고민하는 힘

저자
강상중 지음
출판사
사계절 | 2009-03-24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불안과 고민의 시대, 일본 100만 독자를 일으켜 세운 책! 고...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고민하는 힘,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사계절, 2009



pp. 7-8

그 우울한 청춘의 시대, 내 옆에서 늘 속삭이듯 말을 걸어준 것은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였습니다.

(...)

그러나 이 두 사람은 감정 기복이 심했던 내 청춘을 수놓은 우뚝 솟은 위대한 존재였습니다. 나는 두 사람에게서 '고민하는' 것이 '사는' 것이며, '고민하는 힘'은 '살아가는 힘'임을 배웠습니다.

 


pp. 22-24

나는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 두 사람을 '한 쌍'처럼 사랑해 왔습니다. 그리고 막스 베버의 '사회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또한 나쓰메 소세키의 '문학'을 통해 '근대'라는 것이 인간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를 배웠습니다.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가 살았던 시대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에 걸쳐 있고 우리는 20세기 말에서 21세기에 걸쳐 살고 있습니다. 즉 백여 년을 사이에 둔 '두 세기말'이 존재합니다. 내가 새삼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에 주목한 것은 두 세기말이 여러 의미에서 서로 통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아마도 그런 상황과 관계가 있겠지요. 우울증에 빠지거나 히키코모리가 되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계속 생기고 있습니다. 백 년 전의 일본에서도 '신경쇠약'이라는 이름을 가진 마음의 병이 사회문제가 되었습니다. 신경쇠약은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데, 현재의 상황에서도 그와 유사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다른 말로 하면 근대의 입구에서 발생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백년 동안 계속 성장해 왔다고 말할수도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나쓰메 소세기와 막스 베버가 백년 전에 쓴것을 다시 읽어보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고민을 해결할수 있는 실마리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pp.30-31

자아가 비대해지면 꼼짝달싹 못하게 되어 거기서 빠져나오기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현재 자아의 병리적인 비대화는 무척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는데, '우울증'이나 '히키코모리'와 같은 마음의 병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 듯 합니다.

너무 추상적이어서 잘 모르겠다는 사람은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을 읽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나도 이렇게 될지 모르겠는데' 라든지 '나와 비슷해'라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나쓰메 소세키는 자아의 문제를 철저하게 파고들어 평생 그것만을 썼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p.35

선생의 이 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자유와 독립과 자아로 가득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그 대가로 이런 쓸쓸함을 맛보아야만 하겠지요."



p.51

막스 베버는 아버지 덕분에 아무런 불편 없이 성장했고 일류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가 학자로서 성공을 거둔 것도 아버지 덕분입니다. 그러나 그는 시대를 비평하는 사람으로서 아버지의 벼락부자 근성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노동을 하지 않고 부자인 아버지에게 빌붙어 사는 『그 후』에 등장하는 다이스케와 동일한 상황이어서 매우 흥미롭습니다.


p.52

시대를 밑바닥부터 만든 세대는 '우리가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이 국가가 발전했어'라는 만족스러운ㄱ ㅏㅁ정이 있습니다. 사회에 여러 가지 모순이 발생해도 스스로 그 사회 건설의 당사자라는 점에서 큰 의문을 갖지 않습니다. 이것은 정치가나 사업가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고 일반 시민에게도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그러나 이미 만들어진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그와 같은 충실한 만족감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세상의 모순만 눈에 들어와 그것을 만든 세대에 불만을 가집니다. 시대를 창조한 사람들이 가진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겠다'는 적극적인 마음이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해도 변하는 것이 없어'라는 좀 허무적인 감정을 지니기 쉽습니다. 전자를 '창시 의식'이라고 부를수 있다면 후자는 '말류 의식'이라고 부를수 있겠지요.

나쓰메 소세키는 새로운 국가가 탄생하던 때의 당사자가 아니라 그 후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입니다. 따라서 나쓰메 소세키는 '말류 의식'을 가지고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을을 묘사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시대에 대해 나름대로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불만을 타파하기보다는 포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 모두 세상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는 자본주의에 대해 의문의 눈초리를 들이대지만 한편으로는 어딘가 달관한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즉 '돈만 있으면 되는 세상은 더럽고 싫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말은 그렇게 해도 시대의 추세가 그러니 어쩔수 없지'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pp.87-88

(...)본래 청춘은 타자와 미칠 듯이 관계성을 추구하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공공연한 생생함은 적극적으로 피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것은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지만, 나는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발기불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서 서장에서도 말했지만 바싹 마른 건조한 청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전에 한국을 방문해서 서울대학교에 갔을 때에도 그것을 느꼈습니다.

내가 목격한 것은 이른바 엘리트 학생들이 "필요없는 것을 생각하고 있을 여가가 있으면 스킬을 몸에 익히고, 전문지식을 몸에 익히고, 유용한 정보를 가능한 한 많이 획득해야 한다. 놀고 있을 시간이 없다"는 분위기에서 미국화된 프로그램을 필사적으로 소화시키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토익이 900을 넘지 않으면 취직이 힘들다고 말하며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영어의 수준은 매우 높아졌지만, 나는 왠지 모를 위화감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들 가운데에는 아직 이십대인데도 "이미 나이가 많아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의 청춘기와 너무나 달라 깜짝 놀랐습니다.



pp.116-117

얼마 전에 워킹 푸어(근로 빈곤층)에 관한 NHK의 텔레비전 방송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나는 삼십대 중반의 남성 노숙자의 이야기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 남자는 공원에서 잠을 자면서 쓰레기통을 뒤져 주간지 등을 주워서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운 좋게 시청에서 한 달에 며칠동안 도로 청소를 하는 일을 얻게 되었습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는 그의 뒤를 따라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눈시울을 닦으며 우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는 1년 전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울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시청에서 준 일을 하던 도중에 그곳을 지나가던 사람에게 무슨 말인가를 들었습니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겟지만 아마도 "수고하십니다"와 비슷한 말이었을 것입니다. "지난번에는 태어나지 않았다면 좋았겠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라는 취쟂인의 물음에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요"라고 대답한 그는 "다시 사회에 북귀하면 '태어나서 좋았다'고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그리고 "예전 같으면 울지 않았을 텐데, 이제는 보통 사람처럼 감정이 돌아온 건지도 몰라"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사람이 '일을 한다'는 행위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그것은 '사회 속에서 자기 존재를 인정받는다'는 것입니다. (...)





' > 발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의 영토분쟁  (0) 2014.09.21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0) 2014.01.01
고민하는 힘  (1) 2013.10.09
보수의 유언  (0) 2013.09.20
무엇이 개인을 이렇게 만드는가  (0) 2013.08.26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1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지성의 전당 2019.01.17 20:58 신고

    안녕하세요.
    저는 지성의 전당 블로그와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고민하는 힘 글이 있어서 댓글을 남겨 보았습니다.
    제가 또 댓글을 달았다면 죄송합니다.
    인문학 도서인데,
    저자 진경님의 '불멸의 자각' 책을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와 죽음에 대한 책 중에서 가장 잘 나와 있습니다.
    책 내용 중 일부를 아래 글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제 블로그에 더 많은 내용이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정보를 드리는 것뿐이니
    이 글이 불편하시다면 지우거나 무시하셔도 됩니다.
    ---

    인식할 수가 있는 ‘태어난 존재’에 대한 구성요소에는, 물질 육체와 그 육체를 생동감 있게 유지시키는 생명력과 이를 도구화해서 감각하고 지각하는, 의식과 정신으로 나눠 볼 수가 있을 겁니다.

    ‘태어난 존재’ 즉 물질 육체는 어느 시점에 이르러 역할을 다한 도구처럼 분해되고 소멸되어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육체를 유지시키던 생명력은 마치 외부 대기에 섞이듯이 근본 생명에 합일 과정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육체와의 동일시와 비동일시 사이의 연결고리인 ‘의식’ 또한 소멸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에 보충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러한 총체적 단절작용을 ‘죽음’으로 정의를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감각하고 지각하는 존재의 일부로서, 물질적인 부분은 결단코 동일한 육체로 환생할 수가 없으며,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의식’ 또한 동일한 의식으로 환생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정신은 모든 물질을 이루는 근간이자 전제조건으로서, 물질로서의 근본적 정체성, 즉 나타나고 사라짐의 작용에 의한 영향을 받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나타날 수도 없고, 사라질 수도 없으며, 태어날 수도 없고, 죽을 수도 없는 불멸성으로서, 모든 환생의 영역 너머에 있으므로 어떠한 환생의 영향도 받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신에 대한 부정할 수가 없는 사실이자 실체로서, ‘있는 그대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본체에 의한 작용과정으로써 모든 창조와 소멸이 일어나는데, 누가 태어나고 누가 죽는다는 것입니까? 누가 동일한 의식으로 환생을 하고 누가 동일한 의식으로 윤회를 합니까?

    정신은 물질을 이루는 근간으로서의 의식조차 너머의 ‘본체’라 말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윤회의 영역 내에 있는 원인과 결과, 카르마, 운명이라는 개념 즉 모든 작용을 ‘본체’로부터 발현되고 비추어진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자신을 태어난 ‘한 사람’, 즉 육신과의 동일성으로 비추어진 ‘지금의 나’로 여기며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로 착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한 사람’은 스스로 자율의지를 갖고서,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행동한다고 믿고 있지만 태어나고 늙어지고 병들어지고 고통 받고 죽어지는, 모든 일련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어느 것 하나 스스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책임을 외면하기 위해 카르마라는 거짓된 원인과 결과를 받아들이며, 더 나아가 거짓된 환생을 받아들이며, 이 과정에서 도출되는 거짓된 속박, 즉 번뇌와 구속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환영 속의 해탈을 꿈꾸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저는 ‘나는 누구이며 무엇이다’라는 거짓된 자기견해 속의 환생과 윤회는, 꿈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서 ‘누구이며 무엇이다’라는 정의를 내리려면 반드시 비교 대상이 남아 있어야 하며, 대상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는 그 어떠한 자율성을 가졌다 할지라도, ‘그’는 꿈속의 꿈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뚜렷하고 명백하다 할지라도 ‘나뉨과 분리’는 실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나’에 대한 그릇되고 거짓된 견해만을 바로잡았을 뿐입니다.

    https://blog.naver.com/ecenter2018

자유의 감옥

2013. 10. 1. 19:07 from 책/짧은 리뷰




자유의 감옥

저자
미하엘 엔데 지음
출판사
보물창고 | 2005-03-0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그 끝에 결코 이를 수 없는 신비스러운 로마 양식 건물의 통로,...
가격비교



이 책은 단편소설집이라고 보는게 맞겠다. 일단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저자가 많이 들어본 이름이라...(한참 생각했다가 모모 저자였구나 떠올렸다) 한번 읽어보자 싶었다. 8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어며 책의 제목이기도 한 자유의 감옥은 그 중 한 편의 제목이다. 


처음 등장하는 "긴 여행의 목표"부터 이야기가 기묘해진다. 부유하지만 불행하기도 한 빅토리아 시기 귀족 소년이 어느날 '집(Home)'이라고 하는 특별한 것이 (자신에게는 없지만) 타인에게 공통적으로 있음을 깨달으면서 이 소년의 인생은 맹목적으로 달려간다. 명예도, 부도, 사랑도 버리고 자신이 원하는것을 위해 달려가다 결국 세계지도의 유일한 여백인 힌두쿠시 산맥으로 여행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행방불명된다는 이야기.


처음엔 이게 뭐야 싶었다. 근데 며칠 뒤에 갑자기 생각났다. 작년부터 느끼는 내 고민이 '삶의 지루함'에 대한 것이었다. 한발자국도 섣불리 내딛지 못하면서 무언가 막막하고 지루한 이 상황이 고통스러웠다. 이 이야기는 내 고민과 들어맞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삶의 의미는 무엇이며,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어떤 이유도 합리적인 근거도 없이 하나에 그저 뛰어들었다. 어쩌면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도 이러한 것인가? 


-


7번째에 배치된 "자유의 감옥"은 이슬람을 배경으로 하는 금언과도 같은 교훈적 이야기이다. 한 장님 거지가 칼리프에게 자신이 어떻게 장님이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액자식 구성이다. 그는 쾌락에 도취하다가 악마의 함정에 빠졌으나, 그 속에서 인생의 진리를 얻었고 구원을 얻었다는 이야기이다. 신은 있는가, 정의로움, 합리, 객관이란 존재하는가, 자유 의지는 있는가, 인간의 선택은 합리적일수 있는가 등의 의문점들을 여과없이 드러내며 인생의 속성을 파헤친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뭔가 기묘하고 존재하지 않을것 같은 이야기들 뿐이다. 면적이 측정되지 않는 공간의 이야기라든지, 갈수록 실제로 공간이 축소되어 영원히 끝에 도달할수 없을것 같은 길이라든지, 사람을 삼켜버리는 거대한 도시 등... 하지만 이런 공간의 왜곡을 통해 기묘하지만 놀랍게도 진실한 이야기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성은 떨어지지만 진실성을 담보하고 있는 글들이다.




' > 짧은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이성의 세계사  (0) 2015.07.01
신 없는 사회  (0) 2015.02.25
자유의 감옥  (0) 2013.10.01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0) 2013.08.08
김대중 자서전  (0) 2013.07.29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

댓글을 달아 주세요

보수의 유언

2013. 9. 20. 19:01 from 책/발췌




보수의 유언

저자
나카소네 야스히로 지음
출판사
중앙북스 | 2011-03-02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보수의 가치를 망각한 데서 시작됐다 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보수의 유언, 나카소네 야스히로 지음, 오대영 김동호 옮김, 중앙books, 2011



지난번 처음으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한 책. 멍청하고 오만한 정치인들은 좀 배워라는 식의 '똑똑하고 겸손하신 언론인' 김영희 대기자의 추천사를 보며 굉장히 시작이 불쾌했지만, 본문은 중시되어야 하므로 계속 읽었다.





pp. 58-60


고이즈미의 인기는 내가 후일 '순간 터치 단언형'이라고 이름붙였듯이 기자들 앞에서 질문에 즉시 짧게 답하는 데 있었다. 언론의 인터뷰에 응하면 그는 그 즉시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 게다가 무언가 내용이 있는것과 같은 답변이었기 때문에 국민은 뭐라도 깊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오해했다. 이것만 봐도 그에게는 능력이 있다고 느끼곤 했다. 그는 '천재적인 순간 예술가'인 것이다.

(....)

고이즈미 정권을 보고 있으면 영락없이 2차 세계대전 전의 '초연 내각'이 되살아난 인상을 받았다. 초연내각이란 각료의 절반이 군인이나 관료, 경제인으로 채워지고 정당이나 정치인은 배제된 내각이다. 임상적인 대중요법으로 일을 처리한 결과 군부의 힘과 포퓰리즘이 결합해 일본이 태평양전쟁으로 휩쓸려간 원흉이 됐다. 지금의 정치나 선거도 머리 모양이나 패션 센스 등과 같은 외양만을 부각시켜 판단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포퓰리즘을 만연하게 만들고, 선거와 정치를 타락하게 만든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당 대표의 스타일이나 외관, 그리고 언론이 달라붙게 만드는 뛰어난 전술을 완전히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래 정치라고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떫고, 선이 굵고, 촌스러운 것이며 역사적으로 오래 존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



p.112


보수라고 하는 단어는 감각적으로는 온고지신과 거의 비슷할지 모르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고 하는 에너지의 양이 더 풍부하다는 점이다. 

18세기 영국의 보수주의 사상가 에드먼드 버크는 "보수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개혁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즉 현상을 타파하는 것이다. 정신적으로 매우 박약했던 프랑스 혁명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민족이나 국가가 갖고 있는 역사, 전통, 문화를 계승하는 사상으로서의 보수주의를 제창한 것이다. 또 보수는 전통이나 문화를 파괴하기 위해 개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매우 중시하면서 더욱 진정한 보수로 발전시키기 위해 개혁을 중시한다는 의미를 강조한 말이다. 이렇게 본다면 일본의 역사는 '보수' 그 자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보수 속에서 일본의 전통과 문화가 발전한 것이다.




pp.146-147


대 북한정책에 관해서도 나는 5개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북한에 관한 문제는 포괄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므로 부분적 해결은 없다.

둘째, 납치 문제와 핵무기 폐기가 첫째 관문이다.

셋째, 한국이 제시한 조건 이상의 조건을 제시해서는 안된다.

넷째, 경제협력은 최종단계에서 결정할 문제다

다섯째, 한미일 삼위일체로 대응해야 한다.





pp.198-199


어떤 일이든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은 뛰어난 정치인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어려운 문제들에 자주 부닥쳐 넘어지게 돼 있기 마련이므로 그런 난관을 뛰어넘는 센스가 필요한 것이다.

중국의 덩샤오핑도 천성적으로 낙관적이다. 나는 "인생에서 가장 괴로웠던 체험이 무엇인가"라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문화대혁명때 외양간에 들어가 지내게 됐는데 그때는 이제는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원래 낙관주의자라서 이런 바보 같은 상황이 계속될 리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생각을 고쳐먹었다. 지금은 그저 꾹 참고 인내하고 있으면 언젠가 문화혁명의 광풍이 지나가고 말 것이다."

덩샤오핑은 그 후 사람들로부터 글을 써달라고 부탁을 받으면 '낙관'을 쓰게 됐다고 한다.





pp.223-229


메이지 헌법이 관료나 군인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왜곡된 국가생활을 국민에게 강요하기 위해 악용된 것도 사실이다. 구미 선진국에 대항하기 위해 국민의 생활과 직결된 교육의 개선이나 사회보장은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국민의 기본권을 희생시키고 모든 국력을 군비에 집중시켜 구미 선진국에 대항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를 위해 남녀 평등이나 사상의 자유를 제한하고 치안유지법이나 치안경찰법에 의해 민주주의자들을 탄압했다. 이것도 헌법의 운용에 결함이 있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현행 헌법도 제정 절차상 문제를 모른 척하고 덮어주면 안된다. GHQ가 원안을 작성해 일본에 간접적이지만 강제적으로 만들게 한 것으로, 일본인들의 의사를 자유롭게 반영해 100퍼센트 민주적으로 만든 헌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

신경쓰이는 부분은 자국의 안전보장을 타국민의 신의에 맡겨둔 채 정작 당사자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장이다. 이것은 '방위는 미국이 담당할 테니, 일본은 자체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돼 있는 부분으로 GHQ가 내놓은 점령정책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 조금 더 자주성이 있는, 일본 국민의 역사적, 문화적 공동체로서의 국가상을 모두 담아내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 더 나아가서는 세계의 운명과 평화의 확립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내용이 필요하다.

(....)

그러나 제2항 '육해공군과 그 외 어떤 전력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어떤가. 자기 나라는 스스로 지킨다는 의사를 명확히 해둘 필요가 있다.

(....)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라고 하면 위험하다는 인상을 받을지 모르지만 제도상의 제한 장치를 마련해두고 철저하게 문민통제를 하면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다. (...) 그래서 '국가안전보장기본법'이라는 법률을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 이 법률로 문민통제를 확실하게 하고 그 행사 상태를 국회 또는 정부가 통제할 수 있도록 한다. 외국과 제휴해 협력할 때는 어느 정도의 범위인지를 구체적으로 정해두면 과도한 대응은 미연에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p.236


나의 은사 야베 데이지 박사의 말을 인용해보자


민주주의 없는 애국심은 군국주의로 타락한다.

애국심 없는 민주주의는 방종으로 타락한다.


새삼 해설을 붙일 필요도 없지만 전자는 태평양전쟁 이전의 일본을 말하는 것이고, 후자는 전후의 일본을 가리킨다. 이것은 가슴에 깊이 명심해둬야 한다.


' > 발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  (0) 2014.01.01
고민하는 힘  (1) 2013.10.09
보수의 유언  (0) 2013.09.20
무엇이 개인을 이렇게 만드는가  (0) 2013.08.26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  (0) 2012.11.17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

댓글을 달아 주세요






무엇이 개인을 이렇게 만드는가

저자
칼 구스타프 융 지음
출판사
부글북스 | 2013-01-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82세 노(老)심리학자가 갈등을 빚는 인류를 향해 던진 메시지!...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무엇이 개인을 이렇게 만드는가, 칼 구스타프 융 지음, 김세영 옮김, 2013



p.22

통계적 방법은 이상적인 평균이라는 측면에선 사실들을 보여주지만, 경험적 현실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아무런 그림도 제시하지 못한다.



pp.24-25

경우에 따라서 인류학과 심리학에서 인간이 하나의 평균적인 단위로 추상적으로 그려지는데, 이 평균적인 단위는 모든 갱니적 특성들을 배제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식으로 배제된 그 특성들이다. 만일 어느 개인을 이해하길 원한다면, 나는 완전히 새롭고 편견이 없는 태도를 취하기 위해 평균적인 인간에 대한 모든 과학적인 지식들을 옆으로 제쳐둠과 동시에 모든 이론까지 버려야 한다. 이렇게 한 뒤에야 자유롭고 열린 마음으로 개인적인 인간 존재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p.55

0을 아무리 많이 더해도 절대로 하나의 단위를 만들 수 없는 것과 똑같이, 하나의 공동체의 가치는 그것을 구성하는 개인들의 정신적 및 도덕적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바로 이런 이유로 공동체로부터는 그 환경의 암시적인 영향을 능가하는 것은 어떤 것도 기대하지 못한다. 말하자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개인들의 내면에서 진정하고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한 변화들은 오직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개인적 접촉을 통해서만 일어날 수 있다.



pp.65-66

교회들은 전통적이고 집단적인 확신을 대표하는데, 교회의 추종자들 중 많은 이들에게 이 확신은 더 이상 그들 자신의 내면적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지 않고 분별없는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 분별없는 믿음이란 것은 사람들이 그 믿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순간 쉽게 사라져버리는 것으로도 이름이 높다. 믿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기만 하면, 그 믿음의 내용이 지식과 충돌을 빚게 되며, 믿음의 비합리적인 면이 지식의 추론에 결코 맞서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믿음은 내면적인 경험을 절대로 대체할 수 없으며, 내면적인 경험이 부재하는 곳에서는 은총의 선물로 기적처럼 생겨난 강한 믿음조차도 생겨날 때와 똑같이 기적처럼 사라져 버릴 것이다.



pp.133-134

학습능력은 또한, 인간이 자신의 본능적 토대에서 점진적으로 멀어짐에 따라, 말하자면 무의식을 희생시키면서 의식에 관심을 집중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의식적인 지식과 자기 자신을 동일시함에 따라 생기는 무수한 정신적 장애와 어려움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 결과 현대인은 자신을 아는 범위 안에서만 자기 자신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을 아는 능력은 환경적인 조건과 지식에 대한 욕망에 크게 좌우되며, 그 능력에 대한 통제는 현대인의 본래의 본능적 성향을 변화시키게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인의 의식은 주로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관찰하고 조사함으로써 스스로 적응해 나간다. 그러면 현대인은 그 의식의 특성에 맞춰 자신의 정신적 자원과 기술적 자원을 적응시켜야 한다. 이 일이 매우 힘들긴 하지만 그 성취에 따르는 이점이 매우 크기 때문에 현대인은 그 과정에서 자신을 망각해버린다. 자신의 본능적 본성을 제대로 보지 않고, 자신의 진정한 존재 대신에 자기 자신에 대한 개념을 앞세우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현대인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슬그머니 개념의 세계로 미끄러져 들어가는데, 개념의 세계에선 그의 의식적인 활동의 산물들이 현실을 점진적으로 대체하게 된다.




' > 발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민하는 힘  (1) 2013.10.09
보수의 유언  (0) 2013.09.20
무엇이 개인을 이렇게 만드는가  (0) 2013.08.26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  (0) 2012.11.17
문화의 패턴  (0) 2011.10.04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The Shallows: What the Internet is Doing to Our Brains), 2010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주요 내용 요약

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요지는 뇌의 구조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 신경가소성, 말 그대로 우리 뇌는 조직 구조 자체를 스스로 적응하기 위해 변화시킨다는 얘기다. 무엇을 자주 하느냐에 따라 구조 자체가 그에 적응하여 특정 부위가 발달된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과학적 지식을 토대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습관은 우리의 뇌를 멀티태스킹 능력과 단시간의 선택능력을 발달시키도록 만들지만, 빠르게 빠르게 정보의 바다의 흐름에 감각을 내던지기만 할 뿐, 그 정보를 쌓아두지 못하게 만든다는 주장으로 연결된다. 인터넷 공간의 행동 원칙은 멀티태스킹과 빠른 판단의 능력만 요구할 뿐, 느긋한 적막 속에서 장기기억으로 정보를 쌓아두는 능력은 전혀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느긋함과 소란스럽지 않음을 주지 않는 이 상황은, 정보의 축적과 암기를 방해할 뿐더러, 그것으로부터 생겨나는 창조적 능력을 거세시킨다.



이제부턴 내맘대로 파생적 글쓰기

어떠한 능력에 대한 필요를 느끼거나 특정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그 외의 능력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감퇴하게 된다. 나는 평소 집중력에 대한 남다른 환상과 집착이 있어서 내가 충분히 집중하지 못하는 환경이라 여기면 막무가내다 싶을 정도로 완전한 휴식을 추구하여 살아왔다. 집중이 덜 된 상태에서 읽은 책은 읽지 않은 것으로 여겼고, 스쳐지나치듯이 행동한 것은 하지 않은 것으로 여겼다. 이런 집착 때문에, 집중이 잘 되지 않은 상태에서 쉬지도 못하게 하는 것이 나에게는 최대의 고통이자 스트레스였다. (어른이 될수록 이런 종류의 갈등은 잦아져서 좀 불안해 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 누가 중간에 집중이 안된다며 자고 있는 상황을 좋게 보겠는가. 집중해서 일을 하고 쉬는것보다 주어진 시간에 적당한 집중으로 적당히 일을 처리하는 것이 성실하게 평가된다.) 

누군가 나에게 어떻게 그렇게 쉽게 아무데서나 잠들수 있냐 묻는다면, 막무가내로 답하자면 집중력이 좋아서 라고 대답할수도 있겠다.



인공지능

심심이 같은 프로그램, 심지어 그 프로그래밍 과정을 직접 본 사람들도 내가 대화하고 있는 상대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인격을 가졌길 희망하였다. 그리고 사람들은 점점 그 상대에 맞추어 대화를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란 없다. 그렇게 판단하도록 만든 개발자의 지능의 일부가 있을뿐. 인공지능을 지능이라고 생각하면 우리의 지능이 딱 그 수준이 된다. 공략집대로 레벨업을 하여 최단시간 내 최고클래스로 전직시키려 노력하는 우리의 어머니들. 인간의 삶과 성장을 베낀 게임의 스테이터스. 그 시스템으로 인간을 평가하고 있다.



언어 생산 방식

몇 달 전 나는 몇 년 전에 읽었던 파우스트의 구절이 갑자기 생각이 났다. 자신의 연모의 감정을 파우스트처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고 유행가 가사를 읊는 것으로 표현하는 스스로를 부끄러워했다는 그레텐의 모습. 그 당시엔 교양의 부재로 부끄러웠던 일이지만 현재 우리는 그레텐과 같은 행위를 하면 오히려 허세가 넘친다고 비아냥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아버지 세대의 연애편지를 보면서 그 세대의 문학적 창작능력에 대한 경외감을 가지면서도 누군가 그것을 시도하면 오글거린다고 한다.

하이퍼링크로 대표되는 정보습득 방식은, 중간 중간의 의문점을 그때그때 즉시 해소할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정보를 더 많이 습득하고 지식이 풍부해진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긴 문장을 읽었을 경우, 책을 통해 페이지를 따라가며 문장을 읽었을 때에 비해 독해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실제로 내 글쓰기가 신선하다고 하는 것도 그런 측면에서 시대를 잘 타고난 것이 아닌가, 아니면 나도 모르게 시대에 적응한 결과가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지금 이 독후감마저도 군데군데 영감이 떠오르는 구절에서 내 생각을 뻗쳐 나가는 나뭇가지 구조를 이루고 있지, 하나의 목적성을 향해 문장과 문장이 치밀하게 이어지는 구성이 아니지 않은가. 전통적인 독후감이라면 하나의 글에 하나의 주제의식이 있었어야 했을 것이다.


+)


갑자기 생각난 개드립이지만, 어쩌면 한낱 영상물을 볼때도 오프닝을 참지 못하고 구간선택 기능 사용을 선호하고 3분짜리 음악을 듣는 사람보다는, 20분짜리 클래식을 천천히 처음부터 느끼면서 듣는 습관을 가지는 쪽이 성생활에도 도움이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의 내용이다.

' > 짧은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 없는 사회  (0) 2015.02.25
자유의 감옥  (0) 2013.10.01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0) 2013.08.08
김대중 자서전  (0) 2013.07.29
숨겨진 복음서 영지주의  (0) 2012.10.03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

댓글을 달아 주세요

김대중 자서전

2013. 7. 29. 16:52 from 책/짧은 리뷰


김대중 자서전 , 삼인출판사, 2010



그의 어린 시절은 일제시대였다. 나는 두가지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그의 어린 시절 대목을 읽었다. 하나는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한 간접자료 측면이었다. 20년대에 태어난 김대중씨와 50년대에 태어난 아버지는 같은 세대는 아니다. 그러나 나의 아버지도 신안의 작은 섬 출신이었고(하의도보다 훨씬 작은), 젊은 시절 홀홀단신으로 목포에서 수학했으며 자수성가하신 분이다. 1930~40년대 신안/목포와 1960년대 신안/목포의 상황이 지금과 같이 차이가 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김대중씨의 어린 시절 회고는 나의 아버지의 어린 시절을 이해하는데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두번째 초점은 일제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생활상과 삶의 태도였다. 확실히 그 시대를 직접 살아간 이들이 증언하는 것은 나의 추측을 좀더 믿을 만한 추론으로 만들어준다. 창씨개명과 일본어 사용에 대한 강한 반발심이 있었지만, 일본인 교사는 조선 학생과 일본 학생을 차별하지 않았다고 증언하는 대목이라든지 조선인 교사와 일본인 교사의 봉급차이가 불공평하지 않냐고 넌지시 묻자 "돈을 많이 주지 않으면 본토에서 여기까지 올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불평하며 대답했다는 에피소드는 생각할 거리를 준다. 물론 그도 광복 후에는 친일파를 일소했어야 한다고 말하긴 하지만... 나는 결국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 말했던 바는 후대 사람들이 간접적으로 체험한다 할지라도 그 언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본다. 김대중씨의 친일파 청산 대목에 대해서는 그의 사회정의에 대한 진심은 알겠지만 지금 시대에 그 이야기를 꺼내는 이들이 떠올리는 그런 것과는 다를 것이라 나 혼자 타협해본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만 길어진 감이 있는데, 사실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나를 끌어들였기 때문에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 이후의 일들은 함부로 감상을 남기기 힘들 정도로 텍스트 자체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이후의 청년기의 이야기는 여느 회고록과 비슷하게 유쾌한 부분이 있는 듯 하다. 사업가로서 보냈던 시절이니 호방하고 배포가 큰 부분이 부각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젊은 정치활동가로서의 이야기, 야권 정치가로서 명성을 쌓아가던 시절의 이야기, 첫번째 대선주자였던 시기, 납치사건, 유신 시대 민주투사로서의 길, 5공 시절의 일, 87년 대선의 일, 3당 합당과 92년 대선 등의 일이 1권에 다루어져 있다. 그리고 다시 대통령을 준비하여 삼수 끝에 당선, 대통령을 수행하면서의 일이 2권의 주요 내용이었다. 군데 군데 자신의 당시 상황에 대한 생각을 넣은 부분이 있는데 재미있었다. 단순히 내 말이 맞지? 식이 아니라 이 당시에 이런 부분 때문에 나는 이런 생각을 하였고,  사람의 말이나 주장이 그런 생각에 영향을 주었다거나 추측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식으로 언급하는 것이 글의 질을 높였고 정성스러웠다. 정치인이라는 길은 영민하기도 해야하지만 정말로 치밀하게 참으며 행동해야 하는 것임을 느낀다. 여러 정치인들에 대한 평과 당시 상황에 대해 '나는 이렇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아쉬운 경험을 적은 부분을 볼때마다 '나는 김대중보다는 이 사람(부정적 비교대상)에 더 가까운 사람이구나' 싶다.


2권, 1200페이지 가량을 3주에 띄엄띄엄 걸쳐 읽는 동안 닭 5마리 정도가 희생된 듯 하다. 오늘은 파파이스 3조각이 희생되었다. 최근에 두꺼운 책을 읽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다 읽으니 뿌듯하다. 다만 오늘 막판에 400페이지 가량을 몰아 읽어서 완독이 가능했던게 아닌가 생각하니 마음이 걸린다. 처음 책이 출간된지 얼마 되지 않아 구입했었다. 학생이었던 당시로 치면 책 가격이 만만치 않았지만 일단 가지고 있어야 맞는 책이라고 판단했다. 이 책을 구입했다고 친구에게 말했더니 "살 것 까지 있느냐"고 물어서 "뭐... 읽어보고 가지고 있기 아까우면, 혹은 오랫동안 책을 펼치지 않아 아깝게 되면 부모님(특히 아버지)께 팔면 그만이지" 라고 했었던 기억이 난다.

어릴적 위인전기 시리즈를 강제로 읽은 트라우마가 남아있어, 자서전류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기억에 남는 자서전이라고는 고등학생때 친구가 보고 있던 민사고 출신 미국명문대학 합격수기 같은 책이랑... 대학 재학 시절에 부모님이 무려 구입해서 부쳐준 홍정욱씨의 <7막7장>이 전부였지. 한때 화제가 되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 반기문 UN 사무총장, 오바마 미국 대통령, 한비야씨의 책들도 읽지 않았다. 다 읽고 나니 책의 두께가 두꺼운 게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책의 두께가 얇은 게 이해가 되었다. 인생의 두께만큼 책이 나오는구나 싶다. 한낮인데도 눈물이 나올락 말락하는 울컥하는 대목들이 있었다. 그만큼 글에 힘이 있었고 글이 다루는 상황이 깊이가 있었다. 



' > 짧은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 없는 사회  (0) 2015.02.25
자유의 감옥  (0) 2013.10.01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0) 2013.08.08
김대중 자서전  (0) 2013.07.29
숨겨진 복음서 영지주의  (0) 2012.10.03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1 독서생활 어워드

2012. 12. 4. 00:52 from 책/감상문


facebook에 있던 글 옮김.

2011년 12월 29일 글이지만 2012년 한해동안 읽은 책이 없으므로 

이것으로 동기부여 겸 대체한다.

2013년 독서생활 화이팅



2011년 독서생활 어워드. 한해의 책읽기를 되돌아보자... 올 한해는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는 그닥 많은 책을 읽지는 않았던 듯하다. 읽었다 하더라도 그닥 대중성 있거나 전문성이 있는 책이라기보단 얕고 안유명한... 취향타는 책만 골라 읽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실은 하반기에 <열린사회와 그 적들> 이나 <정체성 권력> <인간의 조건> <패배를 껴안고> 등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 중에서 하나라도 읽었다면 뭔가 뿌듯했을텐데...

...됐고 일단 가보자!

BEST 7

1. 뉴라이트 사용후기 - 상식인을 위한 역사전쟁 관전기 / 한윤형
- 누구나 구할수 있는 자료로 누구나 할수 있는 얘기를 했지만 , 이 사회에 딱 한권밖에 없는 불가사의한 책. 저자가 나한테 트위터로 한 말이다. 개인적

으로 이런 책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닭치고 정치 같은거 말고.

2.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 / 이경훈
- 서울은 어째서 도시 자체의 매력을 충분히 뿜어내지 못하고 있는가. 우리가 평소에 부족했다고 생각했던 통념이 실은 과했음을 역발상으로 과감하게 지적하는 멋진 책.

3. 문화의 패턴 / 루스 베네딕트
- <국화와 칼>로 유명한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의 책. 국화와 칼이 구체적인 민족지 느낌이라면 이 책은 자신이 생각하는 문화인류학이 무엇인지 밝히는 그녀의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약간은 모호하게 옳은 것이라고만 남겨두었던 '문화상대주의'의 애매한 부분이 명확해지면서 '문화상대주의'란 어떤 느낌인지 감이 확 왔다. 

4. 한일 내셔널리즘의 해체 / 이건지
- 이 책은 일본어가 원본이다. 즉 지은이는 재일이다. 소수자의 입장에서 한국사회와 일본사회가 보여주는 내셔널리즘이 얼마나 일상적이며, 그것이 어떠한 폭력으로 나타나는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책. 명쾌한 주장도 주장이지만 사례로 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흥미롭고 유용하다.

5. 가면의 고백 / 미시마 유키오
- 이야 드디어 문학작품이구나? 이 소설은 저자의 자기 고백이다. 그러나 소설이다. 보통은 자기 고백은 진실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소설은 허구다. 그러한 모순을 대놓고 인식하고 지적하듯 "나는 어머니 뱃속에서 나올때의 빛이 기억난다"고 말하며 시작하는 소설. 표현이나 감성이 상당히 아름답다는 느낌. 이런 소설을 25세에 썼다는 것을 발견한 한 25세 독자의 열폭.

6. 내안의 유인원 / 프란스 드 발
- 침팬지와 보노보를 연구한 동물행동학자의 책이다. 침팬지 폴리틱스 라는 책으로도 유명한 분인데, 이 책은 그 책의 증보판 느낌으로 저자의 연구내용을 집대성한 책이라고 할수 있다. 우리가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인간의 본성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많이 위협받을수 있는지(인성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동물성에 가까웠다는 진실을) 밝히는 책. 시야를 넓힌다는 측면에서 인문사회계열 분들이 읽으면 좋을듯 하다.

7. 번역어 성립사정 / 야나부 아키라
- 서구의 개념어를 근대 일본인들이 번역해서 만든 조어 10개의 성립과정을 통해 근대적 개념이 어떻게 의미를 상실하거나 새로운 의미가 더해져 동아시아에서 완성되었는지를 밝히는 책. 사회, 개인, 자연, 존재, 권리, 자유, 연애 등의 조어들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는 현재 한국사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순히 가십거리들의 나열로 볼수도 있지만, 번역어로서의 개념어가 만들어내는 효과와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볼 거리를 준다. 

WORST 3

1. 코뮨주의 / 이진경
- 뻐큐머겅ㅗ 두번머겅ㅗ
- 이사람이 원하는 사회란 대놓고 말해서 방사성 원소를 매우 안정적인 비활성 원소로 만들자는 소리다. 역사적으로 특정한 순간에만 일어날수 있는 일을 항구적으로 추구한다. 그러니까 개소리.

2. 당신들의 대한민국 / 박노자
- 내가 너무 이 책을 늦게 읽었다고 말해줘. 한마디로 말해 논의 자체가 너무 촌스러웠다. 지금은 아무 의미 없는 책...

3. 너는 어느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 김훈
- ....음 그래서 어쩌라고?

2010년도 이런거 할걸 왜 그생각을 못했을까 ㅠㅠ

' > 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 독서생활 어워드  (0) 2012.12.04
고은 선생님 수업 감상문  (0) 2010.12.20
<수레바퀴 아래서> 감상문  (0) 2010.12.09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세계시민주의  (0) 2010.11.12
<소송> 감상문  (0) 2010.11.09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

댓글을 달아 주세요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

저자
최장집 지음
출판사
폴리테이아 | 2012-10-2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한국 민주주의의 현장을 탐사하다!인간적 상처들과 공동체의 해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p.41 

전국적인 정당 차원에서는 물론이고 지역구의 정치인 차원에서도 지역구 내에 있는 이들 사회경제적 인구 집단의 실태를 조사하고, 자기 소리를 내지 못하는 약자들의 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은, 정치인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업이다. 정당이 사회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것, 정당의 사회적 기반없이 민주정치는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활동은 선거 관련 법률들과 충돌하기 쉽다는 문제가 있다. 지역 유권자 대중과 항상적인 접촉을 못하게 하는 것이 현 선거 관련 법률의 기본 정신이기 때문이다. 그런 법과 제도들이 정치 개혁의 이름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실로 역설이 아닐 수 없다.



pp.45-46

경직되고 관료적인 자산 소득 평가방식에 대해 그들의 불평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급자와 탈수급자 간 이해관계의 갈등도 보이지 않게 자라나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리비아에서 설비 공사 일을 하다가 귀국했다는 한 사람은 한국의 복지가 중동보다 못하다면서 "사람을 묶어서 사료주는 식으로 한다"고 관료적 복지 행정 체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p.48

내가 전주시 덕진구의 지역 자활 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를 물었을 때, 그들은 "생활 자립에 실패해서 다시 수급자가 된다면 무슨 창피일까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용기를 심어 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점에서 사회적 시민권의 개념은 중요하다.



pp.66-67

필자는 1990년 중반 우루과이라운드로 쌀 수입 개방 압력이 커지고 있던 시기, 일본 시코쿠 지방에 있는 고치현 농촌 마을의 한 노쿄(농협) 지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그들은 매우 실천적인 이익집단으로서 쌀 개방에 대응하는 전략을 토의하고 있었다. (...)

집권 자민당은 노쿄와 강력한 연대를 구축하고 있었고 농민 이익을 대표하고 있었다. 이런 사실들이야말로 일본 보수주의가 갖는 강력한 사회적 기반을 보여 주는 징표가 아닐 수 없다. (...)





pp.73-74

여기에서 특징적인 것은, 대부분 교육받은 도시 중산층의 배경을 가진 이들의 노동운동이 자신들의 실제 사회경제적 삶의 조건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즉 그들의 운동과 그들의 계급은 서로 분리된 것이었다. 따라서 실제 노동자들의 삶의 조건 내지 사회경제적 권리를 향상시키는데 운동의 중심이 두어졌던 것이 아니라, "반제 민족 해방" 또는 "사회주의 노동 해방"의 이념에 '복무'하려 했다.

그것은 일종의 '중산층 급진주의' 내지 '정서적 급진주의'의 성격을 갖는 것이었고, 지금도 그 유산은 '내용 없는 언어들의 공격성'이나 '진리를 독점한 듯 내세우는 도덕적 우월 의식'등의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 그러나 앞 세대와는 달리, 청년유니온 조직자들이 운동을 조직하게 된 동인과 추진력은, 그들이 직면하는 사회경제적 조건과 실제 생활 경험으로부터 나온, 자신과 동료들의 문제였다. 그래서 그들의 운동은 실제적이고 또 실용적이었다.

(...) 이종필 씨는 "시간제 아르바이트, 학비 조달, 취업 불안, 고용 불안정, 저임금 문제들에 대해 당사자들이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여론화 의제화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당사자 스스로"문제 해결자로 나선다는 말이 특별하게 들렸다.



pp.91-92 

이날 인터뷰에서 알게 된 것은, 보통 한국 국적이 없는 모든 노동자를 이주 노동자라고 생각하지만, 합법적 취업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법적 지위의 차이로 인해 중국 동포 노동자와 여타 이주 노동자의 고용조건이 확연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중국 동포 노동자가 아닌 이주 노동자는 5년 노동 시한이라는 장벽을 피할 수 없다. (편집자 주 : 중국 동포 노동자들은 여권 체류 기간이 10년)

<근로기준법> 6조는 '국적'이 다르다고 "근로 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국적의 노동자들에게도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법 조항이 이주 노동자들에게 적용될 리 만무하다. 이런 환경은 억압적인 고용 관계와 더불어 임금 체불, 산업재해, 구타, 차별, 성폭행과 같은 인권침해 문제를 불러왔다.



pp.121-122

여기에서 민주화 이후 반복되어 온 한국 정치의 한 속성이 드러난다. 정치가 현실 생활에 기초를 둔 사회경제적 이슈 영역을 적극적으로 대면해 그 영역에서의 갈등을 해소해 가면서 정치개혁이나 '역사바로세우기'와 같은 상징적이고 정서적인 개혁 이슈를 흡수 통합해 가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이 후자의 이슈에 골몰하면서 전자의 사회경제적 과제를 방치하는 특징을 보였다는 것이다.


' > 발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수의 유언  (0) 2013.09.20
무엇이 개인을 이렇게 만드는가  (0) 2013.08.26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  (0) 2012.11.17
문화의 패턴  (0) 2011.10.04
한일 내셔널리즘의 해체  (1) 2011.08.31
Posted by 어웅 트랙백 0 : 댓글 0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