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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권장

2010. 11. 7. 07:11 from 책/발췌






학문의 권장(한림신서 일본학총서 70)

저자
후쿠자와 유키치 지음
출판사
소화 | 2003-02-2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이 책은 서양사정, 문명론의 개략과 함께 후쿠자와 유키치의 3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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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권장, 후쿠자와 유키치 지음, 1873, 남상영/사사가와 고이치 옮김, 소화, 2003


pp.32-33

서양 속담에 어리석은 백성들 위에는 가혹한 정부가 있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정부가 가혹한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백성들이 스스로 불러들인 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리석은 백성들 위에는 가혹한 정부가 있고, 어진 백성들 위에는 좋은 정부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 일본에도 그와 같은 인민들이 있으므로 그와 같은 정부가 있는 것이다. 만약 인민들의 덕의가 지금보다 더 쇠퇴해져 무학 문맹하게 된다면 정부의 법은 지금보다 더욱 엄해질 것이며 만약 인민들이 다 학문을 열심히 하여 사물의 이치를 알고 문명을 잘 받아들인다면 정부의 법도 관대해질 것이다. 법의 가혹함과 관대함은 오직 인민들에게 덕의가 있는지 없는지에 달려 있다. 어느 누가 가혹한 정치를 좋아하며 좋은 정치를 싫다고 하겠는가? 어느 누가 자기 나라의 부강을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겠는가? 이 세상 어디에 외국의 업신여김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겠는가? 그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감정인 것이다.



p. 77

인민이 정부에 복종한 것은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힘이 있었다면 그들은 복종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를 두려워하여 겉으로만 복종했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부는 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단히 지혜롭고 민첩하게 일들을 처리하고 있어 늦어지는 것이 없다.



pp. 103-105

예부터 일본에는 적과 싸우다 전사하는 사람 또는 할복자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에 대해 충신이며 의사라고 평판은 높지만 그들이 몸을 바친 이유를 보면 양쪽의 주인들이 일으킨 정권을 다투는 전쟁에 나간 사람이든가 또는 주인의 원수를 갚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등 겉으로는 훌륭한 죽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세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주인을 위해서라든가 주인에게 면목이 없다며 오직 자신의 생명 하나만 버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지해서 도리를 몰라 생기는 일이다. 문명의 대의라는 관점에서 볼 때 그들은 생명을 바칠 곳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문명이란 사람들이 지덕을 쌓아 스스로 자기 자신을 지배하고 다른 사람과 교제하며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없으며 나 또한 남에게 해를 입지 않고 각자 자신의 권리를 확립하여 세상에 안정과 번영을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앞에서 말한 전쟁이나 주인의 원수를 갚아 체면이 유지되어 세상의 문명이 발전하고 상업도 공업도 번창하며 세상 사람들도 안전하고 번영된 삶을 살게 된다면 전쟁에 나가 전사하는 것도 적에게 원수를 갚는 것도 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그런 목적에서 행동을 취한 것이 아니다. 또한 그 충신들에게도 그런 목적은 없었을 것이다. 단지 그 상황에서 주인을 뵐 면목이 없다고 하여 취한 행동에 불과한 것이다. 주인에게 면목이 없다고 하여 취한 행동에 불과한 것이다. 주인에게 면목이 없다고 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을 충신이며 의사라고 한다면 오늘날에도 그런 사람은 아주 많다.

예를 들면 곤스케가 주인의 심부름을 가다가 금 한 냥을 잃고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주인을 뵐 면목이 없다고 나뭇가지에 훈도시를 걸고 목을 매달아 죽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그 충직한 하인이 스스로 죽음을 택했을 때의 그 마음을 생각하면 참으로 가련하다. 심부름을 간 채 돌아오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다. 오랫동안 영웅으로 받들며 눈시울을 적셔야 할 것이다. 주인에게 위탁받은 금 한 냥을 도중에서 잃고 군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죽음을 택한 것은 고금의 충신의사에 비해서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 그의 성실한 충성은 오랫동안 세상에 빛날 만하며 그의 이름은 세상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전해질 만하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박정하게도 곤스케를 경멸하며 그의 이름을 새긴 비석을 세워 그의 공적을 기리지도 않고 궁전을 지어 제사도 지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말한다. 곤스케의 죽음은 단지 한 냥의 금 때문에 목숨을 끊은 것이므로 그것은 하찮은 것에 불과하다고. 그러나 일의 경중은 액수의 많고 젊음이나 사람 수가 많고 적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문명에 이익이 되는가 아닌가에 따라 논해야 한다. 그러므로 앞에서 말한 충신들이 만 명의 적을 토벌하고 전사한 것이나 곤스케가 한 냥의 금 때문에 목숨을 버린 것이나 그들의 죽음은 다 문명의 이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그것의 경중을 비교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 그 충신들도 곤스케도 목숨을 버릴 때를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들의 행동을 순교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p. 118

그러나 자식을 낳고 자식을 키우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금수도 다 똑같이 새끼를 낳아 키운다. 다만 사람이 금수와 다른 것은 자식에게 의복을 입히고 교육을 시키며 인간교제society에서 지켜야 할 도리를 가르치는 것뿐이다. 그러나 세상의 부모들이 자식은 많이 낳으나 자식을 가르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몸은 방탕한 생활을 하여 자식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며 가문을 더럽히고 재산을 탕진하여 빈곤한 가정이 되어 의지가 점차 쇠퇴하고 재산을 탕진하게 되면 방탕과 옹고집과 어리석음으로 변하여 자식에게 효행하지 않는다고 질책을 한다. 그런 마음은 뭐라고 해야 할까. 얼마나 철면피이기에 그런 파렴치한 행동을 할 수 있을까. 부모가 자식의 재산을 탐하고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시집살이를 시키며 자식부부를 시시콜콜 간섭하고 이치에 맞지도 않는 생각을 옳다고 하며 자식의 의견은 입 밖에도 낼 수 없게 한다. …



pp. 142-143

예를 들면 10세 전후의 자식에게는 일일이 그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지 않는다. … 그러나 이 세상에서 명분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부모 자식 간의 교제를 인간교제에 그대로 적용하려고 여러 가지 궁리를 하지만 거기에는 큰 문제가 있다. 부모 자식 간의 교제는 지혜가 발달한 부모와 10살 정도 된 자신이 낳은 자식 사이에서만 성립되는 것으로 타인과 자식과는 그런 관계가 성립되기 어렵다. 가령 자기가 낳은 자식이라도 20살이 넘으면 점차 그러한 상하 관계를 고쳐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 성년이 된 남남과의 관계에서는 더 더욱 그렇다. 도저히 그런 관계가 성립이 되어 교제가 이루어질 수가 없다. … 그런데 하나의 국가나 하나의 마을 또는 정부나 회사 등의 인간교제는 모두가 성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타인과 타인의 교제이다. 그들 사이의 교제에 부모와 자식 간의 교제를 적용시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실현됐을 때의 이상적인 모습을 생각해 그러한 목표를 이루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명분이 생기고 전제정치가 행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명분은 악한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상상을 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다. … 그러나 이것을 곰곰이 한 번 생각해 보면 정부와 인민은 원래 육친간의 연으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타인과 타인의 관계이다. 타인간의 관계는 실제의 정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반드시 규칙과 약속을 정해놓고 서로간에 그것을 철저히 지키고 의견의 차이가 나면 서로 합치점을 찾아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간다. 이것이 곧 국법이 생긴 이유이다. … 그러나 믿을 수 없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전제적인 운영 방식이다. 주인과 그들과는 완전한 남남 사이이다. 그들에게 장사의 이익에 대한 배분을 약속하지 않고 자기 자식과 같이 취급한 것이 잘못된 것이다. 이와 같이 상하귀천의 명분이 옳다고 주장하며 전제적인 권위를 행사하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오늘날 사기와 술책들이 만연한 것도 그러한 해독 때문이다. 그러한 병에 걸린 사람들을 위선군자라고 한다.



p. 154

학문이란 단지 독서를 하는 것에 있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므로 더 이상 그것에 대해 언급할 필요도 없다. 학문의 중요성은 활용에 있다. 활용하지 않는 학문은 무학과 같다. … 그러므로 학문을 하는 목적은 독서를 하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활동에 있다. 그 활동을 통하여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의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 인간의 활동은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 두 가지가 있으며 그 어느쪽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 안으로는 끊임없이 지식을 쌓아야 하고, 밖으로는 지속적으로 사람들과 접하면서 활발하게 활동해야 한다. 그래야만 참된 학자라고 할 수 있다.


p. 158

현재 일본의 학교에 대해 평할 때 이 학교의 기풍은 이렇고 저 학교의 규칙은 이렇다는 둥 학부형들은 오직 학교의 기풍이나 규칙에 대해서만 걱정한다. … 그러나 나는 그것을 창피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 학교의 명예는 학과 수준의 고상함과 가르치는 방법의 우수성, 인물들의 품행의 바람, 토론의 수준이 저속하지 않음에 있다. 그러므로 학교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나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은 낮은 수준의 학교와 비교하지 말고 세계 일류의 학교와 비교하여 자기 학교의 장단점을 잘 파악해야 한다. …한 나라의 상황도 그와 마찬가지이다. … 이와 같이 인도의 문과 터키의 무도 그 나라의 문명 발전에 기여하지 못했던 것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그것은 그 나라 인민의 생각이 국내에만 머물러 그것에 만족했기 때문이었다. 자국의 문화나 국력의 일부분만을 다른 나라와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에 만족하여 나라의 발전을 위해 토론하는 일도 없고 정당을 만드는 일도 하지 않았으며 승패와 영욕이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잊고 마냥 태평하게 세월을 보내면서 왕족들이 형제간에 권력다툼이나 하며 세월을 보내는 사이에 외국의 상권이 국내에 침투되어 나라를 잃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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